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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중·고 181곳 중 원희룡 모교만 체육관 2개…'동문 특혜?'

제주도 체육관 없는 학교 17곳인데…'중문중'은 2개
감사원, 체육관 50억 예산 배정 지적하며 '주의' 조치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2022-04-30 12:38 송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022.4.29/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022.4.29/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제주도 초·중·고교 181곳 중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졸업한 중문중학교만 유일하게 체육관을 2개 보유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제주도에는 현재 체육관이 없는 학교가 17곳에 달하지만, 해당 학교에는 이미 체육관이 있음에도 원 후보자가 도지사 시절 동문회 간담회에 참석한 뒤, 체육관 신축 예산 50억원이 책정돼 제2체육관이 건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주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학교 다목적 체육관 현황'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 181곳 중 체육관을 2개 이상 보유한 곳은 원 후보자 모교인 중문중학교가 유일했다.

반면 체육관이 없는 학교는 제주시 8곳(김녕초·한동초·도평초·남읍초·선흘초·추자초, 제주중·추자중)과 서귀포시 9곳(흥산초·성산초·수산초·온평초·가파초·서귀북초·덕수초·창천초·토산초) 등 17곳에 달했다.

일부 중문동 주민은 중문중학교 제2체육관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원 후보자의 '동문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체육관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중문중학교의 기존 체육관은 안전진단 결과 'C등급(보통)'을 받아 보수·보강만 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원 후보자가 도지사 시절인 2016년 6월29일 열린 중문중 운영위원회 회의록에는 운영위원장이 "7월2일에 도지사와 총동문회 간담회가 있다. 학교 발전에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우천시 비를 맞으면서 다니는 학생들 여건, 40년이 넘은 체육관 등에 대해 얘기를 드리려고 한다"고 말한 내용이 있다.

또 간담회 이후인 9월29일 회의록에는 "현재 추진하는 체육관과 급식실 건립 건은 동문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운영위원장은 "체육관과 급식실 건립 추진에 도청에서 학교로의 직접 지원에는 어려움이 많다. 색달동이 쓰레기매립장 포화로 확장해야 하는데, 색달마을회 지역 현안 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예산을 우회적으로 지원받기 위한 방안도 모색했다.

주민지원사업은 조례상 매립시설 부지 경계선에서 2㎞ 이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대표, 도의원 및 외부 전문가 등이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절차는 누락된 채 매립장과 4㎞ 떨어져 있는 색달마을만을 대상으로 협의해 중문중 체육관 신축이 현안으로 올라갔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2020년 제주도 기관운영감사에서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원 후보자와 서귀포시장에게 주의 조치했다.

또 감사원은 40억원 이상의 주민 지원 사업을 전액 자체 재원으로 추진할 때는 예산 편성 전에 투자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제주도가 투자 심사를 누락한 데 대해 제주도의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라고 행정안전부에 통보했다.

한준호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 행안부는 감사원의 처분에 따라 2020년 하반기 제주도의 지방교부세 8400만원을 감액 결정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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