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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일했는데 퇴직금도 못받고 해고"…축구팀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울분

'권리찾기유니온' 기자회견…"4대보험 미가입해 노동자 대우 못받아"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2-04-27 17:37 송고
노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이 27일 부산 강서구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 앞에서 '10년 장기 근속자 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2.4.27/뉴스1 노경민 기자©
노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이 27일 부산 강서구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 앞에서 '10년 장기 근속자 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2.4.27/뉴스1 노경민 기자©

10년 이상 근무한 프로축구구단 유소년팀에서 해고된 축구 감독이 정식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직금도 못 받아 반발하고 있다.

노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은 27일 부산 강서구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아이파크 축구단을 운영하는 HDC스포츠는 10년 넘게 장기 근속한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를 해고하고 퇴직금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HDC스포츠가 부산아이파크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와 계약할 때 4대보험에 가입시키지 않고, 3.3% 사업소득세를 징수하는 방식으로 계약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 채용을 통해 고용한 근로자에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게 해 정식 직원이 아닌 '사업소득자'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퇴직금과 연차 휴가를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

14년간 부산아이파크에서 유소년팀 감독을 맡고 해고된 최모씨는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음에도 저를 정식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라고 칭하며 3.3%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구단에서 지시하는 대로 일해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14년 동안 단 한번도 다른 구단에서 지도 업무를 한 적이 없다. 감독을 맡으면서 우승도 많이 했는데 해고당한 지금은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정상규 변호사는 "근무 환경이 열악한 스포츠 산업에서 3.3% 사업소득세 방식의 계약을 체결해 노동자를 사업자로 위장시키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구단이 우월적 지위에서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으로 기재한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지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K리그1 구단 '포항 스틸러스'에서 근무하던 한 트레이너는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용역도급계약을 맺었어도 구단에 종속돼 근로했다면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최씨와 같이 트레이너에게 구단의 계획된 일정에 따라 근무 시간과 장소가 배정됐고, 겸직하지 않고 급여 상당이 고정된 액수로 지급된 점 등을 근거로 해 근로자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해고된 근로자들은 지난해 10월 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했고, 지난달 사측이 출석해 조사받았다. 다음달 노동부 부산북부지청에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아이파크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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