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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인스타 천하인데 누가 싸이월드를 쓰겠냐고요?"

"보는 눈 많아진 페북·인스타 이용자들 '염증' 느끼고 있어"
"싸이월드, 10년 전부터 메타버스·암호화폐 서비스 구축"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2-04-16 06:00 송고 | 2022-04-16 13:43 최종수정
전제완 전 싸이월드 대표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전제완 전 싸이월드 대표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있는데 누가 싸이월드를 쓰겠냐고요? 그건 잘못된 이야기죠"


원조 소셜미디어(SNS) 싸이월드가 전면 재개장한 지 2주가 지났다. 싸이월드 측에 따르면 200만명의 이용자가 아이디 '휴면해제'를 신청했고, 그중 70만명의 사진첩 복구가 완료됐다.
출시 이후 줄곧 앱마켓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등의 지표를 보면 '초반 인기몰이'엔 성공한 모습. 다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글로벌 SNS' 자리 잡은 상황에서 싸이월드가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찍힌다.

"2015년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자기 사진을 올리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유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죠. 싸이월드는 '폐쇄적인 SNS'라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싸이월드의 옛 주인인 전제완 전 싸이월드 대표는 부활을 확신한다. 전 전 대표는 지난 1999년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을 만든 정보기술(IT)업계 1세대 사업가로 지난 2016년 7월 싸이월드를 전격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으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싸이월드 살리기'에 나섰으나, 결국 경영난에 부딪혀 폐업 위기에 몰린 후 신설법인 '싸이월드제트'에 경영권을 넘겼다. 비록 그의 손으로 살려내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싸이월드의 강점을 잘 알고 있는 장본인이다.
◇ "페북·인스타에 '염증' 느낀 사람 싸이월드로 갈 것"

전제완 싸이월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 사진첩이 복구된 걸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고 싸이월드 재개장에 대한 짧은 소회를 밝히며 "머지않아 사람들이 싸이월드의 잠재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 전 대표는 싸이월드의 강점으로 '폐쇄형 SNS'를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개방형 SNS, 싸이월드를 폐쇄형 SNS로 정의했다. 둘의 차이는 게시물 전파 속도다.

그는 "제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유는 170억장의 사진, 다이어리, 방명록처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데이터 때문이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며 "SNS는 15년~20년 주기로 트렌드가 바뀌는데 싸이월드 같은 폐쇄형 SNS가 다시 인기를 끌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방형 SNS는 게시물을 올리면 팔로우하는 사람들끼리 수직적으로 데이터가 전파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게 장점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며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은 '잘난 척 하는 사진'을 올리는 SNS가 되어 자랑을 하지 않으면 관심을 받을 수 없는 SNS가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15년부터 사람들은 '보는 눈'이 많아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일상 사진을 올리지 않고 있다"며 "싸이월드 같은 폐쇄형 SNS는 일촌을 맺는 사람끼리만 사진을 볼 수 있고, '타임라인' 같은 피드에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개방형 SNS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폐쇄형 SNS 싸이월드로 돌아올 것이다"고 예상했다. 

 (싸이월드제트 제공) © 뉴스1
 (싸이월드제트 제공) © 뉴스1

◇ "10년 전부터 '메타버스·암호화폐' 구축해놨다"


최근 IT업계에선 싸이월드가 '반짝 관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용자들은 복구된 추억의 사진첩을 보는 것 이외엔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전 전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아직 개발이 덜 됐을 뿐 '메타버스''암호화폐' 등 화제가 되는 서비스는 이미 십년 전부터 구축해놓았다는 것.

그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2D 가상공간이 3D로 바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싸이월드는 10년 전부터 '미니홈피'라는 2D 가상공간을 구축해 놓았고 이를 3D로 바꾸면 자연스레 메타버스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른 메타버스의 특징 중 하나가 가상화폐를 이용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싸이월드는 이미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트렌드는 다 갖춰놓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 속도는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그는 "싸이월드가 핵심 뼈대는 다 갖추고 있지만, 개발 기간이 짧다보니 서비스 구현이 미흡한 상태다"며 "우선 모든 이용자의 사진첩을 제대로 복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 이후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같은 서비스가 붙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시대가 변해도 '싸이 감성'은 변하지 않는다"

아울러 전 전 대표는 시대가 변해도 '싸이월드 감성'은 통할 것이라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2등신 아바타가 갖는 아기자기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표는1999년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을 창업하며 국내 최초로 '아바타'라는 아이템을 선보인 사람이다.

그는 "제가 프리챌에서 아바타라는 걸 제일 처음 만들었는데 프리챌의 아바타는 8등신이다. 이후 싸이월드가 프리챌 아바타를 모방해서 만들었는데, 이건 머리와 몸이 반반인 2등신이다"며 "2등신 아바타가 갖는 아기자기한 맛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싸이월드 아바타가 귀엽다는 이 감성은 '실증'을 느끼는 게 아니라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강점'이다"며 "현재 리모델링을 하면 반드시 살아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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