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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가지 슬랙스 핏 선보인 무신사 "슬랙스의 스탠다드 만들겠다"

[인터뷰]박준석 MD총괄팀 팀장·김지용 맨즈디자인팀 디자이너
슬랙스 구매자 3명 중 1명꼴로 재구매…콘텐츠가 한몫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2-04-03 07:00 송고 | 2022-04-03 09:19 최종수정
(왼쪽부터)박준석 무신사 PB본부 MD팀장, 김지용 맨즈디자인팀 디자이너(무신사 제공).© 뉴스1

유니클로·스파오 등 대기업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의 공세로 발 디딜 틈 없던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브랜드가 있다. 지난 2018년 170억원 수준에 머물던 매출을 단숨에 1000억원대 이상으로 끌어올린 '무신사 스탠다드'다.

무신사 스탠다드 성공의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슬랙스'다. 슬랙스 첫 론칭시점부터 현재까지 팔린 슬랙스만 300만장. 첫 출시 당시 두가지 스타일에 불과했던 슬랙스 스타일 수도 43개까지 늘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전체 상품 중 슬랙스 구매 비중도 25%에 달한다. 이쯤 되니 슬랙스의 성공 비결이 궁금해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본사에서 무신사 스탠드의 슬랙스를 주류 반열에 올려놓은 무신사 PB(자체 브랜드)본부의 박준석 MD총괄팀 팀장과 김지용 맨즈디자인팀 디자이너를 만났다.

두 남자에게 무신사 스탠다드가 만드는 슬랙스의 지향점을 묻자 "누구나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원하는 스타일의 슬랙스 핏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슬랙스의 스탠다드(표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석 무신사 PB본부 MD팀장(무신사 제공).© 뉴스1

◇패피들의 필수템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일궈낸 일이 아니다. 유니클로·지오다노 등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인 만큼 오히려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고 '내 길을 간다' 심정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만드는 데 몰두해낸 성과다. 현재는 '패피'(패션을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서 질 좋고 가성비 높은 슬랙스로 거론된다.

박 팀장은 "오늘의 경쟁 상대는 내일의 나"라며 "경쟁사를 염두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쟁사를 정해두는 것이 저희에게 한계를 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경쟁사에 대해 신경을 쓰느니 차라리 고객 니즈를 신경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맨즈 디자인팀은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군분투할 결과 43가지 스타일의 슬랙스 라인업을 완성했다. 기존에 있던 슬랙스 핏은 물론 한끗 차이로 다양한 스타일의 슬랙스를 만들어냈다. 패션 커뮤니티·무신사 리뷰·해외 컬렉션 편집숍까지 샅샅이 고객 니즈를 파헤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하나의 슬랙스 스타일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아야 반년 정도"라는 김 디자이너의 말은 슬랙스 제작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짐작케 했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슬랙스 출시 초기 원단 보풀로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풀이 나지 않은 원단을 개발해냈다. 슬랙스의 단점을 초기에 잡았으니, 이들에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김 디자이너는 "기존 원단 특성상 보풀이 생길 수밖에 없었지만, 인지하고 어떻게든 고쳐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꼬박 1년 동안 원단 개발에만 몰두했다"며 "그렇게 탄생한 것이 T/R 원단"이라고 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T/R 원단은 일반 T/R 원다보다  5가지의 공정을 추가해 보풀 현상을 대폭 개선했다. 

김지용 무신사 PB본부 맨즈디자인팀 디자이너(무신사 제공).© 뉴스1


◇온라인 트렌드·리뷰 콘텐츠 효과…"모두의 슬랙스 만들것"

무신사 스탠다드의 슬랙스가 300만장 이상 팔린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직전만 해도 보세 의류가 아닌 브랜드 의류를 온라인에서 산다는 것은 생소한 시도였기 때문이다.

슬랙스가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생필품·식품은 물론 의류 소비 트렌드가 자연스레 온라인으로 넘어간 시기였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200조원에 육박했다. 현재까지 팔린 무신사 슬랙스 3장 중 1장도 지난해에 팔렸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슬랙스 성장에는 탄탄한 온라인 콘텐츠도 한몫했다. 무신사 리뷰가 대표적이다. 직접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지 않더라도 내게 알맞은 사이즈와 스타일을 고를 수 있는 데이터로 소비자가 온라인 의류 구매 실패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냈다.

박 팀장은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슬랙스 사는 이유는 참고할만한 다양한 참고자료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테면 '테이퍼트 핏' 슬랙스에 엄청난 후기가 달렸다. 리뷰어들이 자신의 체형에 적당했는지, 작았는지 등을 카테고리화 해 올린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 슬랙스 판매량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구매율도 37%에 달한다. 슬랙스 구매자 3명 중 1명 꼴로 재구매를 한 것이다.

박 팀장과 김 디자이너는 무신사 슬랙스를 '현대의 전투복'에 비유했다. 이들은 "외출할 때, 회사갈 때, 데이트에서 입을 수 있으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바로 슬랙스 라며"며 슬랙스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A·B·C의 슬랙스를 만들었다면 A와 B 사이에 아직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핏을 찾아내 만들고 싶다"며 "어떤 슬랙스 핏이든 무신사에서 골라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슬랙스'를 만든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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