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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배달비에 소상공인 '시름'…"팔아도 남는게 없다"

'가격 인상 업체 낙인·가격 동결 노력 왜곡' 현상 아쉬워
배달비 인하 경쟁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 마련돼야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2-03-27 17:45 송고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2021.8.3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인건비, 유류비, 식재료비 등 안오른 것이 없지만 배달비 인상이 가장 큰 부담입니다. 밥값 보다 배달비가 비싼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현실화 됐습니다. 배달수수료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배달비 때문에 장사를 접어야 하나 심각히 고민 중입니다."

치솟는 배달비에 소상공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앱 강화와 활성화 등으로 배달수수료 부담 경감에 나서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의 "팔아도 남는게 없다"는 원성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62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12개 품목)의 3월 3주차 판매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3분의 1인 21개 업체가 직전월 대비 가격은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업체 뿐만 아니라 백반집 등 동네 식당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치솟고 있는 배달수수료를 만회하고 손실 줄이기에 나선 현상으로 분석된다.

매출 하락, 이미지 악화 등 이유로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업체와 자영업자들도 많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지만 한계라고 입을 모은다.
배달비 상승분을 포함해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업체 및 자영업자에게만 가격 인상 책임을 따지는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로 지적된다.

반대로 소비자를 위해 가격을 동결한 소상공인과 가맹점주의 경우 고통을 감내하고 있음에도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교촌치킨과 BHC는 치킨 값을 인상했고 BBQ는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발언이 왜곡 돼 가격 동결의 노력이 변질된 것처럼 보여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서있다. 2022.2.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4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서있다. 2022.2.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치킨, 피자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점주들의 매출을 보존하기 위해 배달수수료를 지원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배달 주문이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배달 주문을 포기할 수도 없다. 배달플랫폼 이용 비중 역시 높아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노력도 언감생심이다.

계속해서 오르는 배달수수료에 배달비 인상은 불가피해지고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배달에 나서고 있지만 품질과 서비스 저하, 배달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정부는 오르는 배달비를 잡기 위해 차선책으로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하는 등 사회적 현상으로도 대두됐다. 하지만 실효성 없는 배달비 공시제가 아닌 플랫폼 간 배달비 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는 더이상 업계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매김 했다"며 "업계 목소리를 수렴하고 제도를 보강해 혼란스러운 배달 시장이 안정되고 건강하게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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