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1년 만에 이란을 제압한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감정 표현을 잘 드러내지 않는 벤투 감독이었지만 만원 관중 앞에서 기쁨의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9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손흥민(토트넘)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란 골망을 흔들어 리드를 잡았다. 이어 후반 17분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울산)의 추가골을 묶어 승리했다.

한국은 2011년 1월22일 AFC 아시안컵 8강전(1-0 승) 이후 11년 만에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수확했다. 최근 대 이란전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의 부진도 끊어냈다.

안방에서 이란에게 승리한 것도 2005년 10월12일 친선경기(2-0 승) 이후 17년 만이다. 통산 전적은 10승10무13패가 됐다.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서 7승2무(승점 23)를 기록, 이란(승점 22·7승1무1패)을 2위로 밀어내고 A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4375명의 구름 관중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각종 스포츠 경기를 통틀어 최다 관중 기록이다.

지난해 11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았던 3만152명의 두 배가 넘는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한 것은 2019년 3월26일 콜롬비아와의 국가대표 친선전 이후 3년 만이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축구라는 스포츠는 관중석에 팬들이 있어야 한다"며 "만원 관중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경기 내내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골을 터트린 손흥민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유럽에서 경험도 많고 계속해서 잘해주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팀으로 같이 플레이하고 함께 행동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계속해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과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카드섹션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총평을 한다면.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는 강한 팀이다. 상대가 전반에 좋은 압박을 해서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며 점차 개선이 됐다. 후반에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확실한 찬스가 많이 나왔다. 오늘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전반보다 후반에 좋은 경기력이 나왔고 2-0 승리는 정당한 결과였다,

-이란전 준비한 전략이 특별히 있었나.
▶선수들 회복에 중점을 뒀다. 항상 완벽한 회복은 어렵다. 주말에 경기를 하고 월요일 오후에 이동해서 화요일에 도착하는 것이 이번 예선 내내 반복됐다. 특히 손흥민, 김민재, 황의조가 이러한 상황이 많았다. 팀 조직력과 정신력이 중요했는데, 선수들이 경기 내내 멘탈적으로 강했다.

-후반전 들어 더 공격적인 모습이 나왔는데.
▶전반전에 쉬운 실수가 있었다. 후반에 이점을 개선했다. 볼을 빠르게 돌리면서 상대 균형을 무너뜨리고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를 잘 컨트롤 하면서 회복했고 후반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볼 점유율을 통해서 상대를 많이 뛰게 만들었는데, 전체적으로 후반에 잘 됐다.

-손흥민의 선제골 영향이 컸나
▶손흥민의 선제골이 경기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선제골은 팀에 항상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후반에 경기한 방식이다. 우리가 볼 점유하는 방식도 좀 더 공격적이었고 빌드업도 더 효율적이었다. 공격 패스 길도 최적의 길을 찾았다. 전반전과 비교해서 득점 찬스뿐 아니라 볼 점유 방식도 후반전이 더 좋아졌다. 이를 통해 상대 역습을 저지하고 수비 뒤공간을 차단할 수 있었다.

-주장으로 손흥민을 평가해 준다면.
▶손흥민은 잘하고 있다. 유럽에서 많은 경험이 많은 선수다. 계속해서 대표팀에서 동기부여가 되고 있고,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선수다. 또한 모든 선수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으로 같이 플레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선취골을 터뜨리고 있다. 2022.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민재 교체와 후반 스리백 전술은 미리 준비했던 것인지.
▶ 다 보셨듯이 (김민재가)문제를 느껴서 교체를 결정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경기 중에도 좋은 태도를 보여줬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만, 스리백은 이전에도 해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멕시코를 상대로 '5-4-1'이나 '3-4-3'을 했고, 콜롬비아전에서도 5백을 활용한 바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전도 스리백을 써봤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경기 마지막에 활용했다.

-감정 표현을 많이 안하는데 오늘 어퍼컷 세리머니가 나왔다. 만원 관중 덕분인가.
▶축구란 스포츠는 관중석에 팬이 있어야 한다. 팬들이 선수들을 보러 와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만원 관중은 항상 경기에 영향을 준다. 오늘 경기 결과 또한 좋았다. 관중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기뻤다. 경기 내내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경기 내내 아름다운 분위기가 연출됐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 팬들이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하고 기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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