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우크라産 네온가스價 3배↑…"반도체 당장 영향없지만 장기화시 문제"

국내 수입량 6.9톤→1.9톤 급감…"장기화시 수급난 예상"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2-03-17 06:22 송고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브로바리의 군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브로바리의 군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인 네온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받을 영향은 당장 크지 않겠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제품 가격 상승과 생산 차질 등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서 국내로 수입된 네온 가격은 톤당 24만8421달러로 전월(8만5797달러)보다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다른 원자재 가격도 이달 들어 올랐다. 우크라이나에서 국내로 수입된 크립톤의 2월 가격은 톤당 150만6000달러로 전월보다 30% 상승했다. 이는 크립톤 전체 수입 가격(톤당 74만779달러)의 두 배를 웃돈다. 크세논 가격도 톤당 803만5000달러로 집계돼 전월보다 27% 올랐다.

올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이들 원자재 가격은 지난달 초 위기 고조와 24일 전쟁 발발을 겪으면서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분쟁 당시에도 네온가스 가격은 10배 넘게 폭등했었다.

반도체 업계는 네온 등이 반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낮아 당장은 가격 급등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낸드 매출액은 총 999억6500만달러였는데 네온·크립톤·크세논의 수입액은 1억3400만달러로 0.13% 수준이다.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늘어나는 부담이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15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2.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5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2.3.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하지만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르고 전쟁도 지속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네온의 경우 2월 전체 수입 가격은 톤당 25만5484달러로 전월의 2배 수준이지만 1년 전인 지난해 2월(4만1478달러)과 비교하면 6배로 치솟았다. 이렇게 가격이 높게 형성된 기간이 전쟁으로 장기화된다면 그만큼 원가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산(産) 네온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등 다른 국가의 네온 생산업체들도 수출 가격을 기존보다 2~3배 이상 높게 부르고 있다"며 "이를 즉시 고객사에 전가할 수도 없어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빨리 해소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더욱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이들 원자재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는 경우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선 전세계 네온의 70%가 생산되고 있으며 크립톤의 생산 비중도 40%나 된다. 자칫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자재가 없어서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포스코가 네온가스 추출 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은 국내 수요의 일부만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네온의 국내 수입량은 올해 1월 11.2톤에서 전쟁이 발발한 2월엔 3.1톤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서의 수입량이 6.9톤(1월)에서 1.9톤(2월)으로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크립톤 수입량은 12.9톤에서 7.7톤으로, 크세논도 3톤에서 2.6톤으로 감소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이들 희귀가스의 비축 재고는 3개월치 이상이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수급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같이 반도체 업황에 민감한 업종은 이미 지난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결국 자동차·IT기기 등의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