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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못다 이룬 '글로벌의 꿈'…비욘드코리아 사활건다

[20대 네이버, 10대 카카오의 변신]글로벌은 '숙명'…작년 해외 매출 첫 10% 돌파
해외서 고배 마신 김범수, 日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의지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2-03-16 07:00 송고 | 2022-03-16 07:12 최종수정
라이언과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카카오 브런치 제공)© 뉴스1
라이언과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카카오 브런치 제공)© 뉴스1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의장직을 내려놓고 못다이룬 글로벌 진출 성공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카카오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의장직 내려놓은 김범수, 글로벌 진출 '정조준'
김범수 의장은 지난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의장직 사임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걸었던 길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강력한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로 해석된다. 이 GIO는 2017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18년 등기임원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후 글로벌 투자를 총괄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해왔다. 

김범수 의장은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를 비욘드코리아, 비욘드모바일( Beyond Mobile)로 말씀드린 바 있다"며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카카오는 약 10년만에 매출 6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돌파할 정도로 국내 사업에 집중된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으며 글로벌에 시장 진출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으로 여겨졌다. 

김 의장의 의장직 사임 결정은 결국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자하는 카카오의 의지와도 직결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사내이사 및 의장은 국내 상장사인 '카카오'의 경영진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제 그 역할을 다른 사내이사에게 맡겨 새로운 리더십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김 의장은 카카오 전계열사의 글로벌 확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복심'인 남궁훈 대표이사 내정자는 카카오의 미래 10년 비전의 한 축인 '비욘드 모바일'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김범수의 꿈 이번에는 이룰까

김범수 의장의 해외 진출 사례를 되짚어보면, 한게임재팬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성공 스토리를 쓰지 못했다.

한게임재팬의 성공을 발판으로 중국, 미국 등 큰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는 NHN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2004년 중국의 대형 웹게임업체인 '아워게임'을 인수했다. 당시 인터넷 업계의 해외투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억달러를 투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다졌으나, 무협과 귀신을 소재로 한 귀혼을 비롯해 한국에서 들여온 게임 대부분이 실패하면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됐다.

결국 NHN은 2010년 아워게임 보유 지분 전량을 중국 컨설팅업체인 WDWF에 매각하며 중국 게임사업에서 철수했다.

김 의장은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쓴맛을 봤다. 그는 2005년 NHN USA 설립을 총괄하며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한게임의 장점이던 보드게임류가 미국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고, 결제 방식 등 문화 차이로 인한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이에 미국 사업을 총괄하며 NHN USA 대표를 맡고 있던 김 의장은 2007년 9월 자신의 손으로 만들고 자신이 주요 주주로 있던 NHN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후  NHN USA는 2011년 아에리아게임즈에 현물 출자 형식으로 매각했다.

카카오를 창업한 후에도 김 의장의 해외 시장 진출 도전은 이어졌다. 그는 카카오톡 출시 1년만인 2011년 일본에 카카오재팬을 설립하고 카카오톡을 출시하는 한편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시도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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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성공신화 이룬 일본…약속의 땅 될까

김범수 의장은 20여년전인 2000년 한게임재팬을 설립해 성공사례를 쓴 적이 있는 일본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웹툰, 웹소설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 사업 부문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성공을 결정짓는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장은 "출발점은 한게임 시절부터, 카톡 초창기, 픽코마까지 계속 두드렸던 시장인 일본"이라며 "픽코마는 일본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픽코마가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픽코마를 필두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김 의장이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으면서도 픽코마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는 것 역시 픽코마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픽코마는 세계 최대 만화시장인 일본에서 콘텐츠 사업의 후발주자로 나섰다. 지난 2017년 서비스 출시 한달 성적은 매출 200엑(약 2100원)에 불과했다. 2017년부터 매년 두 배 이상의 거래액 성장을 기록하던 픽코마는 지난 2020년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비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하며, 지난해에만 7227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에도 픽코마의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월간 거래액이 사상 최고치인 776억원을 기록하며, 서비스 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선다.

이 외에도 지난해 인수한 북미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은 "여러분들이 카카오에서 시도한 실험과 성공의 결과가 곧 글로벌 서비스로 이식되고 글로벌에서 거둔 성공의 결과도 카카오에 연결되는 그런 날을 상상해본다"며 "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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