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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가와 러시아의 '에너지 전쟁' 시작됐다

美·동맹국,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논의…국제유가 상승 막으려 노력
러, 제재 시 유가 300불 이상 급등 예상…"미국과 동맹국 소비자 부담 가중"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정윤영 기자 | 2022-03-08 15:40 송고 | 2022-03-08 15:42 최종수정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원유 시추시설 © 로이터=뉴스1 © News1 민선희 기자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원유 시추시설 © 로이터=뉴스1 © News1 민선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국가의 에너지 전쟁으로까지 확전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는 제재 시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경고,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 시 나타날 국제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제재 완화와 증산을 요청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수입원 다변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美·동맹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논의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6일 NBC 방송에서 "유럽 파트너들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하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미국 등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논의 중이라고 인정했다. 하기우다 고이지 일본 경제산업상은 주요 7개국(G7)과 보조를 맞춰 적절한 행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제재와 관련해 초기엔 동맹국들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 러, 국제유가 상승 시 美·동맹국도 피해…"국제유가 300달러 이상 오를 것"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제재 가능성에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재가 시작되고 국제유가 상승할 경우 결국 미국과 동맹국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거부하면 국제유가 시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유가 급등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배럴당 300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해 브렌트유 5월물은 전장보다 5.1달러(4.3%) 급등한 배럴당 123.21달러에 마감됐다. 아시아 주요 시간대 거래에서는 장중 139.13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08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도 전장보다 3.72달러(3.2%) 오른 배럴당 119.40달러에 마감됐다.

노박 부총리는 "유럽의 가장 큰 원유 공급국은 러시아로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이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러시아 금수조치 전 대안 마련 나선 美…베네수엘라·사우디에 증산 요청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에 앞서 국제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수년 만에 베네수엘라와 고위급 회담을 갖고 베네수엘라의 원유 제재 완화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증산을 독려해 국제유가 상승을 막겠다는 것.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9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당선되자 '부정선거'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다만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이 설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게도 원유 증산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원유 증산을 설득하려 한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20년 기준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산유량이 많았다.

유럽연합 깃발. © 로이터=뉴스1
유럽연합 깃발. © 로이터=뉴스1

◇ 유럽, 러시아 가스 의존도 낮출 준비…"수입원 분산·재생에너지 가속화"

유럽도 가스 수입원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8일 러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유럽의 화석 연료 수입원을 분산시키고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계획서 초안에는 △(러시아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양을 늘리고 △수소와 바이오 메탄 같은 대체 가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며 △풍력과 태양열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겨울이 오기 전 가스 저장고를 채워 공급 충격을 완화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는 자국의 가스를 무기로 유럽 국가들에게 더 이상 제재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드스트림1'을 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노드스트림1은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이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EU는 전체 가스 수입량의 약 45%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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