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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로 접점 늘리는 패션업계…'전시회'부터 '버추얼 아이템'까지

메타버스 플랫폼 접속해 '가상 전시회'에 입장
아바타 옷 입히고 런웨이 서고…'메타버스 마케팅'은 진화中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22-03-09 07:15 송고 | 2022-03-09 08:03 최종수정
구찌가 제페토 내 월드맵에 마련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 (구찌 제공) © 뉴스1
구찌가 제페토 내 월드맵에 마련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 (구찌 제공) © 뉴스1

#. 직장인 최모씨(32)는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에 다녀온 뒤, 곧장 버추얼 공간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에 접속했다. 시간 제약으로 인해 전시를 200%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달래고, 전시 현장에서 느낀 감동의 여운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였다.

최씨는 "패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구찌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는데도 전시 경험이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로웠다"며 "오프라인 전시를 보고 난 뒤 메타버스를 보니 시간과 사람, 인증샷에 쫓기듯 관람하다 놓친 부분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의 가상공간을 통한 마케팅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업계의 '뉴 노멀'이 되고 있다. 단순히 아이템을 가상의 형태로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시회를 체험하거나 직접 런웨이에 서 볼 수 있는 등 '메타버스' 활용 방식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구찌' 철학 담은 전시회, 가상 공간에서도 즐겨 봐요"

9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이달 27일까지 DDP 디자인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버추얼 공간을 선보였다.
구찌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브랜드 철학을 관람객이 직접 몸으로 겪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오프라인과 메타버스에서의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버추얼 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제페토 내 월드맵에 마련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서울'에는 DDP에서 선보이는 전시 공간 13개 중 9개가 구현됐다. 이 공간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가상 공간의 형태로 전시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전시 공간 내에서 포즈를 따라하거나 보물찾기를 하는 등의 경험도 즐길 수 있다.

또 전시회 오픈을 기념해 구찌의 아이템 일부를 버추얼 컬렉션으로 구현해 이용자들이 새로운 구찌 아이템들을 착용 및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버추얼 컬렉션은 레디-투-웨어, 핸드백, 슈즈, 액세서리 등 총 16종이 준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뉴스1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뉴스1

◇"나 대신 아바타가 입어 본다"…'버추얼 아이템' 선보이는 패션가

업계에서 아바타에 착용할 수 있는 버추얼 아이템을 출시하는 것은 이미 일상적인 형태의 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 구찌는 지난해 2월 신상품 일부를 구현한 '버추얼 컬렉션'과 '도라에몽X구찌 컬렉션' 등 의상과 핸드백, 액세서리 등 60여종의 제품을 제페토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어그(UGG)가 브랜드의 인기 상품인 양털 부츠와 양털 슬리퍼, 트레이닝 수트 등 총 7종의 아이템을 제페토에 내놨다. '클래식 울트라 미니 부츠'의 실제 가격은 20만원대이지만, 제페토에서는 8젬(Zem)에 구매할 수 있다. 1젬은 85원 상당이다. 어그는 봄 신상품 중 좋은 반응을 얻은 11종을 추가로 가상 공간에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버추얼 아이템의 장점은 소비자가 실물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물적·심리적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출 수도 있다"고 짚었다.

MCM의 '메타버스 버추얼 스테이지'. (MCM 제공) © 뉴스1
MCM의 '메타버스 버추얼 스테이지'. (MCM 제공) © 뉴스1

◇"MCM 옷 입은 나, 가상 세계에서는 모델?"…'버추얼 런웨이'의 등장

MCM이 지난해 10월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MCM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공개한 '메타버스 버추얼 스테이지'는 오프라인 공간과 메타버스를 연결시킨 사례다.

패션쇼 런웨이에서 신규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데서 착안해 라이팅쇼가 펼쳐지는 워킹패드를 설치해 '버추얼 런웨이'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은 고객이 마치 신상품을 입고 런웨이를 활보하는 모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터치패드를 통해 배경과 음악을 선택한 뒤, MCM 큐빅 모노그램 컬렉션 의상을 입고 워킹패드 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 나만의 '버추얼 런웨이 무비'가 만들어진다. 해당 체험 과정을 담은 영상을 녹화해 휴대폰으로 전송하고 SNS에 공유할 수도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패션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메타버스 열풍이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CT 활용과 소비력이 높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가상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생산과 소비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대면 확산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등장 등으로 기존 물리적 공간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경제·사회적 활동들이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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