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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고강도 공습·포격에 일가족 참사…유럽 전역서 '반전' 시위(종합2보)

실험용 원전 있는 연구소 공격당해…러는 '우크라 공작'이라 주장
자포리자는 러軍 지휘하에 운영…전 세계 반전 시위 지속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정윤미 기자, 김민수 기자 | 2022-03-07 14:21 송고 | 2022-03-07 15:28 최종수정
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간스크 지방에서 러시아 군, 친러시아 반군과 전투를 치른 우크라이나 군이 벙커 앞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간스크 지방에서 러시아 군, 친러시아 반군과 전투를 치른 우크라이나 군이 벙커 앞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1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고강도의 공습과 포격을 가하고 있다.

영국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 러시아 지상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따라 최소한으로만 전진했지만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비롯해, 미콜라이우, 체르니히우의 점령을 목표로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
키이우 인근에서는 일가족이 피난 중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전원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실험용 원전 시설이 위치한 하르키우 물리학·기술연구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핵시설과 핵물질 저장 시설이 파괴된다면 대규모 환경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

반면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에 위치한 해당 연구소의 원자로를 폭파시킨 뒤 러시아가 공격했다고 허위 주장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피력했다.
러시아군이 이전에 점령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는 운영은 되고 있으나 직원들이 러시아군의 지휘하에 중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로 6기의 기술적 작동 등 자포리자 발전소 운영은 현재 러시아 사령관의 사전 승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고됐다"면서 "현 상황이 극도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밖의 여러 곳에서는 지난 6일 러시아를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열렸다. 스페인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심지어 러시아 내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출처: 우크라이나 정부 © 뉴스1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출처: 우크라이나 정부 © 뉴스1

◇ 하르키우 실험용 원전 시설 공격 주체 두고 우크라·러 공방

6일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실험용 원전 시설이 위치한 하르키우 물리학·기술연구소를 공격했다고 피력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해당 연구소의 원자로를 폭파한 뒤 '러시아군이 원자로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비난'하기 위해 공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소에는 과학 연구와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기 위한 원자력 시설이 있는데 파괴가 될 경우 대규모 환경 재난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공격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원자력 시설에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위험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 자포리자 원전 점령한 러, 외부와 통신 차단…"극도로 우려"

한편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한 러시아군은  발전소 직원들을 그들의 지휘하에 배치하고 외부와의 통신을 제한했다.

IAEA는 우크라이나 원자력 규제국의 정보를 인용해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 상황을 두고 "극도로 우려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들은 성명을 통해 "원자로 6기의 기술적 작동 등 자포리자 발전소 운영은 현재 러시아 사령관의 사전 승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이 원전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일부 이동망과 인터넷을 껐다고 보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사태로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원전 인근에 불을 질러 자포리자 지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원전 인근 화재는 빠르게 진화됐고 원자로의 손상이나 방사성 물질 방출은 없었으나 만약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내 4개의 원전 중 한 곳인 자포리자가 피해를 볼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에 러시아군이 배치됐다는 것과 관련해 "발전소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으려면 경영진과 직원이 과도한 외부 간섭이나 압력 없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IAEA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술진을 순환 배치해야 한다는 유엔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술진과 경비원 모두 지난달 23일 이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푸틴 암살 멈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푸틴 암살 멈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 멈추지 않는 러의 포격에 반전 시위도 계속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주말 내내 유럽 전역에서 열리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시위가 펼쳐졌다.

주말 바르셀로나 중앙광장에는 약 800여명 시민들이 모여 "나토, 우크라이나 하늘 지켜라", "푸틴은 멈춰라 전쟁을 멈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는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공습을 막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요구한 데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자매결연을 한 프랑스 남부 최대 도시 툴루즈에서도 이날 나토를 향한 "영공 폐쇄", "우크라이나 하늘을 지키자" 등 연호가 울려 퍼졌다.

이들 시위대는 피로 얼룩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우크라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 대형 현수막도 들었다.

프랑스 서북부 캉에도 약 5000명 시민이 모였다. 해당 지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나치 독일과 전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던 곳으로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참가자들은 노란색과 파란색을 뽐내며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주의, 자유, 평화"를 외쳤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도 5000여명 시민들이 모여 "러시아인들 집으로 돌아가라", "전쟁 반대", "유럽 용감하게 행동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 밖에도 영국, 독일,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등에서 반전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에서 열린 반전 시위 참가자 약 2500명 가운데 1700명이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1500명 가운데 75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Info는 이날 전국 시·군 49곳에서 체포된 시위자는 2575명이며 경찰 당국은 이들에게 전기 충격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이후 체포된 시위자 규모는 약 1만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소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참모들과 어둠 속에서 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소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참모들과 어둠 속에서 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 美 국무 "우크라, 젤렌스키 대통령 사망해도 정부 연속성 유지할 것"

러시아의 계속되는 공격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도 가정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암살을 당해도 어떤 식으로든 정부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계획을 그대로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을 계속 보고 있다"며 "불행히도 비극적인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세운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적어도 한 차례의 암살 시도를 비롯한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음에도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방어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원하는 와그너그룹과 체첸 특수부대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러시아 연방 보안국 내부에서 새나온 정보로 인해 이들은 작전에 실패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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