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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경축 앞두고 우크라 사태에 대선…복잡해지는 북한의 계산법

우크라 사태 지켜보다가 러시아 두둔 미 견제 계속
판세 바뀌는 南 대선에 입장은 없지만 4월 '이벤트'에 고려할 듯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22-03-03 10:48 송고 | 2022-03-03 10:59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내달 15일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혼탁한 한국의 대선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정세 대응에 있어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은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다"며 첫 공식 입장을 냈다. 또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도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북한이 러시아를 적극 옹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북한은 러시아의 침공 자체를 옹호하기보다는 러시아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추구한 미국의 탓이라며 미국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은 일단 북중러 밀착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강력한 우방국이자 올 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안을 무산시키는데 일조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계속 고착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와 군사 부문 성과를 챙기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든든한 아군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1월 총 7차례 미사일을 쏘아올린 북한은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감안해 '도발 휴지기'를 가진 모습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당초 고려한 변수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베이징 올림픽 폐막 일주일 뒤인 지난달 27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다만 이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고 밝히고, 김정은 총비서나 당 간부들이 참관에 나서지 않는 등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도 향후 북한의 대외 전략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어졌고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사실상 기술이 같다고 평가되는 정찰위성을 발사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한 언급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역시 정세 대응의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속 관찰하며 향후 대미 대응 방식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국제 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내고 러시아를 고립시킨다면 북한도 일단 대미 관계에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대외 행보에 고려 사안이 될 수 있는 한국의 대선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최근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 대선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국의 공식 입장을 표출하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에는 관련 보도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대선 국면이 여전히 혼조 상태고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까지 성사되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새로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전에도 대선 국면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올해는 자신들의 국방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이 당초 올해 태양절을 성대하게 경축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대적인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열병식을 통해 ICBM 등 전략무기를 공개할지, 추가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지, 내부적으로 기념 행사만 진행할지 등 북한의 선택지에 주목된다. 여기에는 대선 결과와 당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가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국제적인 주목 효과나 비난이 커질 수 있어 고려는 하겠지만 자신들이 공언한대로 4월15일까지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거나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무기 개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의 대선에 대해서도 이전과 달리 선전매체를 통해 양비론적으로 비난하고 있어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일정에 따라 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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