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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에도 인도 침묵, 중국보다 더 친러적…왜?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2-03-02 14:39 송고 | 2022-03-02 15:24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안내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안내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친러노선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평화적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을 뿐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있다.
이는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마찬가지다. 야당의 지도자인 라훌 간디(인디라 간디 수상의 손자)도 러시아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여야가 모두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각국의 영토와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 우크라이나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은 최소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러나 인도는 이 같은 노력마저 없이 노골적으로 친러노선을 걷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다. 인도의 주적은 중국과 파키스탄이다. 중국과는 지금도 히말라야 인근에서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고, 파키스탄과도 카슈미르를 두고 종종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이 모두 인도의 원수다.
그런데 중국과 파키스탄 뒤에는 러시아가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서 인도는 친러노선을 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인도를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의 비공식 안보협력체)'를 발족하는 등 인도를 유혹하고 있지만 인도의 러시아 사랑은 그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중국과 분쟁이 있을 경우, 러시아는 가까이 있지만 미국은 멀리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도는 친러노선을 포기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 이후 인도는 구소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네루 총리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했다. 인도가 한 때 미국과 소련을 제외한 비동맹 외교의 맹주를 자처했지만 미국보다는 소련에 가까웠다.

실제 소련의 도움도 받았다. 방글라데시가 독립할 때, 인도는 구소련의 도움으로 방글라데시를 독립시킬 수 있었다.

당초 영국에서 독립할 때 인도 대륙은 힌두교인 인도와 이슬람인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했다.

현재의 파키스탄이 서파키스탄, 현재의 방글라데시가 동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했다. 인도는 북쪽에 두 개의 파키스탄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동파키스탄이 서파키스탄에서 분리 독립운동을 일으켰다. 인도는 군대를 파견해 동파키스탄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후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당시 인도는 소련의 큰 도움을 받았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친한 것이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 침공을 앞두고 인도와 중국을 연달아 방문했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났고, 2월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푸틴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와 관련해 양국의 양해를 미리 구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략을 일제히 비난했지만 오랜 파트너에 대한 뉴델리의 의리는 확고하다. 유엔 안보리 임시 이사국인 인도는 지난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기권했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는 인도의 가장 중요한 무기 수입국이다. 러시아제 탱크, 항공기 및 기타 중화기는 중국과 맞서고 있는 히말라야 국경에 배치돼 있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에 따르면 195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인도로 이전된 무기의 약 65%가 소련이나 러시아에서 온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 러시아산 미사일 방어 시스템 S-400를 인도에 선물했었다.

인도 정부는 서방 제재의 대상이 된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주적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도는 중국이 러시아와 너무 친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탄비 마단 선임연구원은 “인도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인도는 러시아가 중국에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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