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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 바로 앞 러 탱크 포진, 긴장 최고조…양측 1200여명 사상(종합3보)

우크라 "군 137명 사망, 러측 800명 사상"…러軍 키예프 코앞
우크라 예상외로 거센 저항…서방 제재 강화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2-02-25 16:14 송고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포격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파편이 키예프 주택가에 떨어져 폭발이 발생했다.(영상 트위터 갈무리)© 뉴스1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포격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파편이 키예프 주택가에 떨어져 폭발이 발생했다.(영상 트위터 갈무리)© 뉴스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지 하루 만인 2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코앞까지 밀고 들어갔다. 양측의 사상자 수는 우크라이나 발표 기준 1200명을 넘어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군인이 최소 137명이 숨지고 3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군 사상자 수를 8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측의 사상자 수가 1200명을 넘은 것이다. 러시아측은 따로 사상자 집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 당국도 개별적으로 사상자를 보고했다. 키예프에서 불과 20㎞ 떨어진 도시 브로바리에서 65명이 숨졌고,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는 국가 총동원령을 선포하고 60세 이하 성인 남성들의 출국을 금지하며 결사 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이 오늘 안에 키예프 바로 앞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면서 민간인 주거지역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 기계화 병력이 키예프에서 32㎞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사보타주 단체가 키예프로 진입했다며 적군이 본인을 1번 목표물을 삼아 국가 원수를 파괴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참수(decapitate)하고 자신들의 통치체제를 수립하려 한다며 경종을 울렸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러시아, 83개 군시설 타격하고 체르노빌 점령

러시아는 침공 이튿날에도 새벽부터 공격을 퍼부었다. 수도 키예프에 대한 공격은 새벽 4시쯤 재개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자문관은 자신의 텔레그렘을 통해 "두 번의 강력한 폭발을 들었다"며 "순항·탄도미사일과 함께 키예프 공격이 방금 재개됐다"고 말했다.

CNN은 키예프 중심부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후 키예프는 공습 경보를 발동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폭발음은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로켓을 발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군시설 83곳를 정밀 타격해 무력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여기에 공군기지와 군사비행장, 방공시스템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군이 도네츠크 등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에 포격을 가하고,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중화기를 사용한다는 등 러시아의 피해 상황을 중심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 이후 16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75대의 전투기를 동원한 것으로 확인했다. 유엔 협약상 금지된 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공격하고 남은 잔해를 분석한 결과 집속탄두를 장착한 고체연료 미사일 '토치카'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를 통해 북쪽으로 진입한 러시아 군은 키예프 북부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까지 점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러시아의 공격으로 새로운 방사능 누출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군이 발전소 직원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며 격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핵폐기물 시설 유지와 보호에 필요한 일반 공무원들의 노력을 뒤엎을 수 있는 불법적이고 위험한 인질극은 매우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우크라, 예상 외로 거센 저항…블링컨 "장기전 갈 수도"

러시아 군은 속전속결을 노리고 우크라이나의 동·남·북 3면을 통해 중심부로 진격했으나 예상보다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키예프 인근 전략공군기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러시아 군이 동부와 남부 지역에 비해 북부에서 더 많은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산하 치명적인 위협 프로젝트의 프레데릭 카간 소장은 러시아 병력이 수도 키예프 포위 및 하르키우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 큰 저항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에 있는 하르키우는 키예프에 이어 2번째로 큰 도시다.

군사 정보 기업 제인스 또한 러시아의 일부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 군의 매복 공격을 받은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장기전 준비를 거의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오래 버틸수록 현재 공세가 더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N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 의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러시아가 예상보다 큰 저항에 직면했다며 "이 문제는 해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 하루만에 피란민 10만명 주변국으로 빠져나가

유엔난민기구는 전쟁 하루만에 폴란드나 몰도바, 루마니아 등 국외로 빠져나간 우크라이나 피란민의 숫자가 약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수도 키예프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에 총성과 폭발음이 터져나오자 주민들은 생필품을 한가득 챙겨 피란길에 올랐다. 이후 우크라이나 육로는 빠져나가려는 차들로 일제히 마비됐다. 헝가리와 접경 지역인 서부 오데사의 국경 루잔카 교차로에는 피란 차량 수백대가 6시간이 넘도록 2㎞이상 줄지어 서 있었다.

국제 구호단체인 적십자는 러시아를 향해 수도와 전력 등 민간인을 위한 주요 기반시설은 공격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적십자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400명,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총 600명의 구호 요원들을 파견했다. 이 단체는 주말동안 발생한 포격으로 약 100만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은 도네츠크 지역의 양수장 2곳을 복구하는 일을 돕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광물 공급망 확보 관련 화상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광물 공급망 확보 관련 화상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세계 각국 러시아 제재 강화·동참

미국과 영국 등에 이어 세계 각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25일 오전 러시아에 대해 금융, 에너지, 운송 분야를 겨냥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3일 채택한 소규모 조치들에 뒤이어 나온 것으로, 늦어도 오는 26일 발효된다.

EU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금융 분야, 에너지 및 운송 분야, 이중 사용 상품과 수출입 금융, 비자 정책 등을 포괄하고 있다"며 "EU 회원국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리스트에 러시아 개인들을 더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하겠다면서 동참 의사를 밝혔다. 대만 반도체회사 TSMC는 대러 수출 통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지난 2년간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보았다.

호주가 러시아의 엘리트들과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더 많은 제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호주는 러시아를 상대로 고위층 제재, 여행 금지, 금융 제재 등을 단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통제와 대형은행 차단 등이 포함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번 수출통제는 미국에서 생산된 기술 제품은 물론 미국 기술로 만들어진 외국 제품까지도 적용해 상당히 강력한 제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러시아 경제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최대화하고 미국 및 동맹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제재를 의도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새로운 제재 조치가 러시아를 설득시키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지속적인 침략은 서방의 제재가 충분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더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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