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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K-게임]④크래프톤, 배그 신화 이어 14억 '인도 신화' 쓴다

14억 인구 공략해 中의존도 낮춘다…'인도' 투자 1000억 돌파
"인도 시작으로 북아프리카까지 연결되는 신시장 개척"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2-02-28 06:00 송고 | 2022-03-14 16:40 최종수정
편집자주 게임하면 '구멍가게 오락'이나 떠올리던 시대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사행성 논란으로 '매맞던' 게임 산업은 해외 비중이 50%를 넘는 '수출 효자'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 노릇도 톡톡히 한다. 'K-게임'의 위상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다. '내수 산업의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로 뻗어가고 있는 K-게임의 저력을 조명해본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크래프톤의 '인도' 투자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크래프톤의 인도 시장 공략이 게임업계에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한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 '4위'에 빛나는 게임 강국이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다.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게임 수출국은 중국(35%)·대만(12%)·일본(4%)로, 3개국만 합쳐도 50%를 넘는다. 수출국이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다.
인도는 그 어떤 한국 IT·게임사도 도전하지 않은 '미지의 나라'다. 다만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최근엔 스마트폰 보급률이 40%까지 올라왔다. 한국 게임사들이 앞다퉈 '선점'해야 할 신흥 수출국이다.  

◇ 크래프톤, 인도 '게임 개발사' 대상 첫 투자

크래프톤은 지난 3일 인도의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에 65억원을 투자했다. 노틸러스 모바일은 인도의 국민 스포츠 '크리켓'을 이용한 게임 '리얼 크리켓'(Real Cricket)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다.
크래프톤의 인도 시장 투자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게임개발사를 대상으로 투자한 건 처음이다. 지난 2020년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한 크래프톤은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을 시작으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인도 얼리 스테이지 펀드 쓰리원포 △소셜 플랫폼 프렌드에 투자했다.

지난해 크래프톤이 인도 IT기업에 투자한 액수는 949억원. 이번 투자로 전체 투자액은 1014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인도 공략은 아직 '시작' 단계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노틸러스 모바일에 투자한 것과 같이 인도의 게임시장을 대상으로 한 직접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배틀그래운드 모바일 인도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배틀그래운드 모바일 인도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14억 인구에서 나오는 '인도 파워'


크래프톤의 인도 시장 공략을 두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만큼 경제 수준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다만 IT 생태계에서 '인도 파워'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구글이 발표한 '2021년 글로벌 검색어 순위'에 따르면 전체 1위는 호주vs인도, 2위는 인도vs영국, 3위는 인도 프리미어 리그가 차지했다. 7위 역시 인도vs뉴질랜드였다. 전체 인구 14억명에 달하는 인도의 막강한 '화력'이 구글의 검색어 순위를 장악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44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0만회를 돌파했다.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2021년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41% 수준. 전세계 평균인 67%까지 올라온다면, 인도가 모바일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 신시장 공략으로 中 의존도 낮춘다

업계는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신흥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인도' 시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7년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서비스 허가)를 발급받은 게임은 단 3개에 불과하다.

판호 발급 기준과 발급 일정도 '깜깜이'라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인도 공략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게 크래프톤의 색깔이다"면서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야망을 밝힌 바 있다.

장 의장은 지난해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라는 시장을 직접 가서 보면 거리도 깨끗하지 않고, 위생 걱정도 해야하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건강에 대한 걱정까지 해야하는 어려운 나라다"면서도 "삼성전자가 한국에서만 활동했다면 그 정도의 시가총액과 규모가 될 수 없었다. 글로벌하게 도전하는 회사가 우리의 색깔이다"고 말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인도시장을 '교두보'로 삼고, 북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은 이미 인도와 중동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으면서 마켓리더로 자리잡았다"며 "직접 인도 시장에 게임 서비스를 해본 결과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 지역까지 게임이 이어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인도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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