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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미러 우크라 갈등 본질은 에너지 패권전쟁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2-02-17 06:45 송고 | 2022-02-17 09:11 최종수정
1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속 러시아 탱크들이 벨라루스 군과 합동 훈련을 마치고 러시아로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속 러시아 탱크들이 벨라루스 군과 합동 훈련을 마치고 러시아로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쟁은 한 가지 요인으로만 발발하지 않는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그런데 여러 복합적인 요인 중에서 경제적 요인이 전쟁의 원인을 가장 명쾌하게 잘 설명해 준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가능성, 우크라의 나토 가입문제 등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경제적 요인은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 미러는 현재 우크라를 두고 에너지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패권전쟁의 핵심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드스트림 2’ 천연가스관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면 노드스트림 2를 폐쇄하는 방법으로 러시아에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독일도 미국에 합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드스트림 2를 끝장 내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숄츠 독일 총리도 "미국과 독일 양국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렇다면 노드스트림 2는 무엇인가?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 북부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으로, 길이가 1207㎞에 달한다. 2012년 완공한 노드스트림 1에 이어 2015년부터 추진, 5년간 110억 달러(약 13조 원)를 들여 지난해 완공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가스 유입이 시작되면 연간 550억㎥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독일 연간 가스 소비량의 50%를 넘는다.

미국은 노드스트림 2가 완공된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 문제를 들고나왔다. 이에 따라 독일은 현재 노드스트림 2 개통을 보류하고 있다.

당초 미국은 노드스트림 2 건설에 반대했었다. 유럽의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등거리 외교를 추진했던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는 미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했고 결국 완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2020년 1월 1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2020년 1월 1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원유가 주요 수출품목이다. 주요 수출처는 유럽이다. 노드스트림처럼 우크라를 직접 경유하지 않는 파이프라인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파이프라인이 우크라를 지난다. 우크라가 미러 에너지 패권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독점을 깨야 한다. 그래야 미국산 천연가스의 수출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효과가 나고 있다.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하루 수출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운영 중인 LNG 수출 터미널 7곳에서 이날 하루에만 천연가스 133억 세제곱피트가 수출됐다. 이는 천연가스 양대 수출국인 호주와 카타르를 능가하는 물량이다.

그중 3분의 2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설과 맞물려 에너지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유럽으로 향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기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에 올랐다. 2021년 현재 천연가스 수출국 순위는 호주 카타르 미국 말레이시아 알제리 러시아 순이다.

천연가스 수출국 순위 단위 백만톤 - 통계전문 업체 스터티스티가 갈무리
천연가스 수출국 순위 단위 백만톤 - 통계전문 업체 스터티스티가 갈무리

러시아의 수출 물량은 거의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유럽 에너지 독점을 깨고 미국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더 많이 수출하고 싶은 것이다. 우크라의 나토 가입,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가능성 등은 덤일 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는 우크라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이 우크라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러시아의 유럽 에너지 시장 지배를 깨기 위한 술수"라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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