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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갈등 깊어진 쌍용차-에디슨…뭘 믿고 이러나

양측 합심해도 어려운 판에 갈등이라니…더이상 국민 부담 안된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2-01-24 16:44 송고 | 2022-01-24 17:02 최종수정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2022.1.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2022.1.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쌍용차가 파산 위기 속에서 천신만고 끝에 에디슨모터스를 새 주인 후보자로 맞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돈은 돈대로 투자했는데 말 안 듣는 쌍용차에 화가 났다고 하고, 쌍용차는 사사건건 개입하려고 하는 에디슨모터스가 탐탁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서에 쌍용차의 사업계획과 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으나 쌍용차 측은 '경영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또 에디슨모터스가 이승철 부사장을 쌍용차의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쌍용차의 반대에 부딪혔다.

아직 회생승인이 나지 않았음에도 에디슨모터스는 주인행세를 하면서 쌍용차 내부 불만을 키웠다. 쌍용차는 그나마 어렵게 찾아온 회생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음에도 과거 피해의식 및 먹튀 우려에 자존심만 세우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양측이 뭘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쌍용차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두차례나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직원과 협력업체, 지역사회에 깊은 주름살을 안겨줬다. 사측의 일방적인 인력구조조정에 노조원들이 76일간 평택공장을 점거 농성하는 쌍용차 사태라는 아픈 과거도 남겼다.
쌍용차는 한때 '무쏘'와 '코란도' 등 한국 SUV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지만 지금은 생존을 담보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만 보더라도 안방인 국내에서 수입차에 밀렸다. 쌍용차는 고작 5만6363대를 파는데 그쳤다. 메르세데스 벤츠(7만6152대)나 BMW(6만5669대)보다도 못한 실적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은 물론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천문학적인 투자 경쟁이 한창이다. 쌍용차가 기술개발에 매진해도 될까 말까한 상황인 셈이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쌍용차는 자존심이 아니라 절박한 노력을, 에디슨모터스는 주인행세가 아니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난 1983년 쌍용차가 제작한 코란도는 'Korean Can Do'라는 뜻으로 한국인의 의지를 담아내며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1990년 출시한 '무쏘'도 프랑스와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으로 수출될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명성을 쌓는 것은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쌍용차가 더이상 국민의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기를 바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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