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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만명 확진' 日서 '위드코로나' 도입 주장…왜?

'막후 영향력' 아베가 '던지고', 고이케 도쿄도지사 '받고'
기시다 총리 일단 일축했지만…경제 회복 주장 힘 받을 듯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2-01-20 11:05 송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21년 11월 10일 (현지시간) 도쿄 중의원의 총리 선출 회의에 참석해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9월 자진 사임했지만, 여전히 집권 자민당 내 유력 정치인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오미크론 유행으로 연일 역대급 확진 건수를 기록 중인 일본에서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 정치권 인사들과 일부 보건 전문가들이 정부의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방역으로 인한 국민 피로감, 백신 접근성 확대,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에 더해, 꼭 필요한 사람만 치료해 의료 부담을 줄이고, 경제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섣부르다며 일축했지만, 영국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데다, 경제 회복 중요성도 힘을 받는 만큼, 방역 완화 주장이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일본이 독감처럼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일본 정가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달 초 아베 전 총리가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 방역 정책의 전환을 주문한 게 발단이 됐다.

아베 전 총리는 "연내 코로나바이러스의 법적 정의를 격하하는 게 좋겠다"면서 "오미크론을 조심해야 하지만, 치료제랑 백신이 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 코로나를 계절성 독감으로 취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의료체계 부담 해소 필요성도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을 둘러싼 '벚꽃 스캔들'이 한창이던 2020년 9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임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의 관방장관이던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내각까지 줄곧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 © 로이터=뉴스1 자료 사진

그의 주장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받았다. 고이케 지사도 극우적 성향의 정치인이다. 그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감염은 멈춰야 하지만, 사회는 멈춰선 안 된다. 둘 다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오미크론 감염이 늘고 있어 코로나를 평가절하하기엔 아직 이르다"라며 일축했다.

NHK에 따르면 전일(19일) 일본의 확진자 수는 4만1485명으로, 하루 만에 역대 최대 기록(3만2195명, 18일)을 다시 썼다.

일본 정부는 19일 도쿄 등 13개 광역자치단체에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1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식당 영업시간 단축 등 '준 긴급사태'의 방역이 실시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위드 코로나 주장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 가운데 블룸버그는 경제 상황을 짚었다. 일본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8%였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 세계 성장률 5.9%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일본은 코로나 사태 직전만 해도 '잃어버린 20년'에서 기지개를 켤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지금껏 일본 정부가 방역 최고 수위인 '긴급사태'를 4차례나 발령하면서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일본 당국자들은 감염자들을 병원으로 보내거나 격리를 의무화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닛케이)도 이날 보도에서 "1일 4만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10일 뒤에는 밀접접촉자가 180만명에 달하게 된다"며 "이들을 모두 격리하면 사회기능 차질이 심각하다"는 점을 들어, 방역 유연화를 제안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시정 연설을 하기 위해 도쿄 국회의 본회의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보건의료 전문가들도 정부의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위드코로나 제안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카무라 유키 이시모토병원장은 아베마타임스에 "솔직히 중점조치 적용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중점 조치를 한다고 해서 전염력 높은 오미크론 감염을 막을 수도 없다는 취지다.

고베의대 이와타 교수는 ytv 인터뷰에서 감염 확산 속에도 방역을 완화하는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고, "정점은 지난 것 같고 (방역의) 이익이 적기 때문에 조금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젊고 건강한 쪽은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감기처럼 자연스럽게 낫는데, 보건소나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위험군의 진찰이 늦거나 소외되는 '본말전도'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자가 앞으로 늘어난 건데, 젊고 건강한 사람은 집에 두고 당뇨병이나 고도 비만 환자, 고령층 등 위험군을 조기 진찰하는 등 유연한 대책을 하지 않으면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지난달부터 적용해온 방역 조치 플랜비(B)를 내주부터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스크 의무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백신증명서 이용 등의 현행 조치가 모두 해제된다.

아울러 존슨 총리는 3월 24일까지 유효한 확진자 자가격리 의무 법규도 연장할 의사가 없음을 피력, 사실상 위드 코로나 재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하루 확진자가 아직 10만 명 안팎·사망자가 세 자릿수로 유지되는 영국의 이런 움직임은 오미크론이 유행 중인 다른 유럽국가들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에선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럽은 코로나19를 이제 일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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