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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별세포가 수정 가능한 기억을 형성한다…분자세포적 기전 규명

‘별세포’가 주변의 여러 시냅스 통합·조절…'유연한 기억'생성
IBS 연구팀, 조현병·자폐·치매 등 뇌질환 치료 초석 마련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2021-12-21 22:00 송고
별세포(성상교세포)는 주변의 여러 시냅스를 동시 조절해 시냅스를 만들거나 지우며 기억을 수정한다.(IBS 제공)© 뉴스1
별세포(성상교세포)는 주변의 여러 시냅스를 동시 조절해 시냅스를 만들거나 지우며 기억을 수정한다.(IBS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학습된 기억을 필요에 따라 수정하는 ‘인지적 유연성(기억 수정)’에 대한 분자세포적 기전을 규명했다.

2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해마에 있는 ‘별세포(astrocyte)’가 주변의 여러 시냅스들을 통합·조절해 수정 가능한 ‘유연한 기억’을 만들어냄을 밝혔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별세포가 Best1 이온통로(칼슘에 반응하는 음이온 통로)를 통해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분비해 시냅스 작동에 중요한 NMDA수용체를 활성시킴을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별세포가 D-serine도 분비하며, NMDA수용체 활성을 제어해 주변 시냅스들을 동시 조절함으로써 인지적 유연성을 매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선 연구진은 위해 별세포의 D-serine 분비 여부를 알아보고자 해마 내 별세포에서 칼슘을 억제하거나 Best1 이온통로의 발현을 억제했다.

그 결과, NMDA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glutamate, D-serine의 양(NMDAR 톤)이 감소했다.
또, 스니퍼 실험(탐지세포를 통해 특정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측정)을 통해 별세포가 D-serine과 glutamate 모두를 분비하며, Best1 이온통로를 통해 NMDAR톤을 조절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종 시냅스 장기 약화와 기억 수정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모리스 수중 미로(Morris water maze) 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생쥐를 학습시켜 물속에 숨겨진 탈출섬을 찾게 하는 실험이다.

탈출섬의 위치를 바꾸면, 생쥐는 탈출을 위해 이전에 학습했던 기억을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학습 시기에 NMDA 수용체 활성 저하로 이종 시냅스 장기 약화가 억제된 생쥐의 뇌에서는 기억의 수정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이종 시냅스 장기 약화가 기억 수정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각성 및 집중 관련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주변 별세포를 활성화해 NMDA톤을 증가시킴을 발견했다.
 
즉, 시냅스의 장기 약화를 이끌어 시냅스 가소성을 유도함으로써 수정할 수 있는 기억을 형성한 것이다.

이는 기억 형성 시점부터 수정 가능한 기억이 만들어지며, 이에 학습 동안 자극되지 않았던 이종 시냅스 변화가 결정적임을 규명한 것이다.

고우현 차세대연구리더(YSF)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이나 자폐증, 초기 치매에서 인지적 유연성이 감소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이자 정신의학 분야 권위지인 ‘생물정신의학’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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