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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 여동생 부검…"백신 의심" 국과수 말도 안통했다

[백신부작용②] 접종 나흘만에 31세여성 사망…"심근염 연관성"
유족 "질병청 '인과성 근거 직접 찾아오라'…보상금은 2만원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1-12-04 07:00 송고 | 2021-12-04 16:13 최종수정
편집자주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불린 배경에는 정부가 제시한 방역 체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들의 헌신이 있었다. 특히 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백신 예방접종률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높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소수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책임진다고 해놓고 인과관계를 너무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뉴스1은 이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피해 실태를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지난 8월 백신 접종후 나흘만에 사망한 고(故) 이슬희씨의 침대. 이미 12월을 넘겨 기온은 영하권으로 떨어졌지만 슬희씨의 사망 당씨 깔려 있었던 여름 이불이 그대로 남아있다. 2021.12.2/뉴스1 © News1 박동해 기자

"장례를 치르고 오니께 생일날 줄 끼라고 옷을 하나 그에 놨는데 택배가 그마 앞에 있더라고 택배가. 애기 옷이…."

유난히 덥던 지난 8월 딸의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최영숙씨(64)에게 택배상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서른한살 딸은 자신의 생일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 생일에 앞서 딸과 마트에 가 샌들 한짝을 사주고 온라인으로 반바지를 하나 골라 배달을 시켰는데 딸은 선물로 사준 옷을 한번 입어보지도 못했다.

영숙씨에게 딸 고(故) 이슬희씨는 밝고 씩씩한 아이었다. 경계성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일상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영을 배운 것을 시작으로 13년간 수영선수로 활동해 참가하는 대회 때마다 상을 받아왔다. 수영뿐만 아니라 마라톤, 승마 등의 운동도 병행할 정도로 슬희씨는 튼튼했다. 최근에 병을 앓아 치료를 받은 적도 없었다.

그렇기에 영숙씨의 가족들은 슬희씨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이 사망 3일 전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슬희씨는 지난 7월29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8월1일 숨졌다.

접종 후 발열 등 미미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해열제를 먹고 괜찮아졌기에 가족들은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사망 당일 저녁 슬희씨는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는 '속이 좀 이상하다'며 영숙씨에게 '조금 누워있을게'라고 말하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영숙씨는 그 짧은 대화가 딸과의 마지막 대화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딸이 방에 들어간 뒤 한시간쯤 지나 영숙씨는 '너무 오래자면 저녁에 잠을 못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딸을 흔들어 깨웠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호흡은 없었고 맥박도 가느다랗게 뛰고 있었다. 영숙씨는 심폐소생술을 하고 구급대를 불렀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슬희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가족들은 슬희씨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슬희씨의 오빠 이시원씨(33)는 원인을 알고 싶어 "동생을 두번 죽이는 것 같았다"면서도 부검에 동의했다. 백신 외에는 동생의 죽음을 설명할 원인이 없었고 부검감정서에서도 백신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원씨는 "당연히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이상 신고 이후 돌아온 결과는 '④-1', 백신과 사망 사이 인과성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백신 이상 반응 인과성 심의 기준은 5단계로 분류된다. 이중 ①인과성 명백 ② 인과성에 개연성이 있음 ③인과성에 가능성 있음까지의 3단계는 보상금이 지급되고 ④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움 ⑤명백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에는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작성한 이슬희씨의 부검감정서 내용.(이시원씨 제공)© 뉴스1

시원씨는 "부검감정서에도 심근염이 사망원인이었고 거기서 담당의가 하는 말이 다른 병변을 발견할 수 없었고 백신 접종으로 심근염이 보고되고 있어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라며 "부검 결과를 보면 이전에 백신 접종 후 심근염으로 사망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22세 군인 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슬희씨의 부검감정서에는 "심근염을 시사하는 소견 외 나머지 장기에서 사인으로 단정할만한 뚜렷한 병적 소견이 없다"는 내용과 함께 "변사자가 백신 접종 후 비교적 단기간 내 사망하였고, 접종받았던 화이자 백신의 경우 부작용 일부로 심근염이 보고되어 있는바, 백신 접종과 변사자 사망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볼 여지는 있을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문구도 포함돼 있었다.

시원씨는 동생의 부검감정서, 접종 후 심근염으로 사망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군인의 사례를 분석한 논문, 다른 백신 부작용 사례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들을 하나하나 들춰가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질병관리청에 연락을 수도 없이 많이 하고 100통을 넘게 전화를 했는데도 잘 받지를 않고 특별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라며 "민원을 넣고 어떻게 연결을 해서 통화를 해도 돌아오는 것은 인과성에 대한 근거를 알아서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일인데 일반인인 저희가 어떻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시원씨는 "인과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까 인과성 판단을 내린 회의록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라며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기록하고 평가하는데 회의록조차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슬희씨와 백신 접종과 이상 증세의 시간적 연관성이 있음에도 끝내 그 인과 관계를 인정받지 못한 이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최근 출범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를 통해 국내에서 발생한 백신 이상 반응 사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안전성위원회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이상 반응 범위가 확대되면 그동안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슬희씨와 같은 경우도 재심의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슬희씨의 가족들은 "지금도 하루하루가 피가 마른다"라며 향후 재심의가 진행돼도 그 기간이 얼마나 길지 모르며 이미 발생한 사례는 뒷전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한편 슬희씨가 판정받은 ④-1의 경우 보상금은 지급되지 않지만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의료비가 지원된다. 하지만 슬희씨의 경우 사망 당일 하루만 병원을 이용했기에 사실 의료비 지원이 무의미하다. 시원씨는 "이게 한도 내에서 55%까지 지원되는 제도인데. 동생의 경우 의료비가 2만1092원이다. 결국 동생의 목숨이 만원짜리라는 것인데 이 지원비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냐. 이의제기를 하려고 해도 일단 이 지원비를 받는 피해 보상신청을 하라는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냐"라며 울먹였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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