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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에 나선 그리스 수도사들…"종교와 과학 분리해야"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2021-11-23 08:57 송고
17일(현지시간) 그리스 북부 아토스산의 수도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17일(현지시간) 그리스 북부 아토스산의 수도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그리스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그리스 수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그리스 북부 아토스산의 수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토스산은 그리스 아테네 대주교를 수장으로 하는 동방 정교회의 영적 중심지로 불린다. 약 1600여명의 수도사와 20곳의 수도원이 있어 '성스러운 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토스산은 이런 밀집·폐쇄적인 환경으로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해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총 9명이 사망해 봉쇄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10~11월 한 달 동안에만 총 1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토스산의 수도사들은 40%라는 저조한 백신 접종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거나 장려하는 분위기다.  

아토스산의 수도사들은 대부분 70세가 넘은 고령층으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원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마카리오스 수도사는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한지 고민했지만 종교와 과학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신은 과학자들을 통해 인류를 보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리스 정부가 강력한 백신 의무화 정책을 펼치면서 종교계가 백신 접종 반대 운동의 선두에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14명의 수도사가 백신 접종을 공개적으로 거부해 정직되기도 했다.

현재 그리스 인구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0.8%로 유럽연합(EU) 평균인 66.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들이 식당, 영화관, 박물관, 체육관 등 실내 공간에서 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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