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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UP]②"혁신의 블랙홀" 메타버스-NFT 시장 열리자…기승전'두나무'

증권앱으로 출발해 암호화폐, NFT까지 사업 확대…혁신적인 기술력이 무기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11-16 07:00 송고 | 2021-11-16 18:00 최종수정
편집자주 2010년 5월 22일. 미국에서 이름도 생소한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실물 교환하는 거래가 이뤄진 날이다. 그로부터 2년후 한국에는 '두나무'가 심겼다. 금융과 기술이라는 큰 나무 줄기를 향했다. '천재 개발자' 송치형의 창업 소식에 투자업계도 솔깃했다. 시행착오끝에 찾은 초창기 사업모델은 이른바 '카카오증권'으로 불리던 증권앱이었다. 2017년 기회가 찾아왔다. 이른바 '암호화폐 광풍'이다. "인터넷 도입 이후 대한민국에 가장 큰 기회다." 창업자 송치형은 직감했다. 그렇게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탄생했다. 선두주자인 빗썸·코인원, 코빗보다 3~4년 늦을 출발이었다. 하지만 5년 만에 업비트는 이용자 점유율 88%를 차지하는 독보적 1위로 우뚝 섰다. 최근 혁신의 화두인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창업 9년간 다진 내공으로 '업비트 신화'를 쓴 두나무의 성장스토리를 조명해본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하이브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하이브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두나무의 요즘 행보를 보면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꿈꾸는구나 싶어요."

최근 금융 투자업계를 흔든 소식이 전해졌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이었다. 업력 10년 차 핀테크 스타트업이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 중 한 곳의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금융 시장의 혁신'을 꿈꾸며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증권플러스'로 첫발을 뗀 두나무가 전통적인 금융권까지 넘보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력이 무기다. 두나무는 암호화폐(업비트), 비상장주(증권플러스 비상장)를 넘어 최근 '핫이슈'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래 기술 트렌트를 발빠르게 인지하고, 관련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 두나무가 혁신 기술이 접목된 미래 금융시장의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뜨거운 '메타버스·NFT' 투자 시장

최근 '메타버스'와 'NFT'에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상장한 메타버스 ETF에 최근 한 달 동안 3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Fn메타버스 ETF 순자산은 1800억원, 삼성전자운용의 코덱스(KODEX) K-메타버스 액티브 ETF 순자산은 1500억원을 각각 돌파했다.
메타버스, NFT를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기업의 움직임도 숨 가쁘다. 플랫폼 업계는 물론 게임, 예술, 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메타버스, NFT를 접목한 서비스를 예고하며 '열풍'을 선도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NFT는 상호보완적 성격을 가진다. 메타버스 내 디지털 아이템의 고유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디지털 등기부 등본' 역할을 하는 NFT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장우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는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무신뢰성, 개방성, 결합성, 상호운용성은 진짜 메타버스로 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상호운용성은 블록체인 기반의 NFT를 통해서 메타버스 위에 실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두나무' 향한 잇단 러브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비대면 일상을 가속화하면서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NFT' 개념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금융 시장의 변화는 가팔랐다. '가치가 없다'며 효용성을 의심받았던 비트코인은 11년 만에 '디지털 금'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글로벌 경제에서 교환·가치 저장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0원'이었던 비트코인은 지난 9일 8279만원(고가)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NFT 역시 하나의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으며 투자시장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배우 하정우가 만든 NFT 예술작품은 지난 8월 5710만원에 낙찰됐고, 유명 작가들의 NFT 작품이 수천억원에 거래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메타버스·NFT의 인기에 핀테크 기업 두나무가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적극적이다. 앞서 두나무는 지난 7월 365억원을 투자해 JYP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4일에는 7000억원을 투자해 하이브 지분 5.57%를 취득했다. 하이브 역시 5000억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2.48%를 확보했다. 'NFT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업계에선 두나무가 메타버스 시장의 시스템통합업체(SI) 역할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두나무는 업비트와 증권플러스를 통해 기술력과 금융 노하우, 마케팅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콘텐츠', 즉 메타버스 사업을 이끌어 갈 핵심 지식재산권(IP)은 부족하다. 반대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콘텐츠는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비결)가 부족하다.

두나무가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더 넓은 산업과 손잡고 메타버스 시장에서 몸집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증권 거래 플랫폼(증권플러스),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 등 이용자 니즈(수요)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선보여온 두나무는 이미 IT·핀테크 업계의 선도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비대면 인증으로 이용자의 금융 장벽을 낮췄고, 이용자 친화적인 이용자경험(UX)·이용자환경(UI)을 바탕으로 890만명의 누적 이용자수를 모으며 숫자로 그 역량을 입증한 상태"라며 "두나무는 혁신이 더딘 금융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나무가 영위중인 핀테크 사업 목록 (두나무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두나무가 영위중인 핀테크 사업 목록 (두나무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두나무, 글로벌 금융투자 은행으로 성장 노린다

미래 금융 영역에서 인정받고 있는 두나무는 전통 금융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뻗쳐 글로벌 금융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10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는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대략 4000억~1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두나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00억원으로 자금력은 충분하다. 두나무 자금 사정은 올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암호화폐 상승장을 타고 올해 초 암호화폐 거래량이 증가하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1분기에만 5440억원(추정)의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1조8700억원(추정) 규모다. 상반기 두나무의 순이익 절반이 현금성 자산으로 흘러들어갔다고 가정하면 두나무가 보유한 현금 실탄은 2조원에 육박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암호화폐 거래 사업이 금융권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데다, 증권플러스 등 두나무가 보유 중인 금융 플랫폼이 금융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많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가 수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쌓은 만큼 대규모 자금을 모아두기보다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추가 성장을 하는 방향으로 내부 전략을 정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증권, 보험사 등 향후 비은행계열사 M&A를 통한 성장 여력이 커 사업 안정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두나무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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