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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난 요소수, 멈춰선 디젤車…"답이 없다"

요소수 설정 변경 가능하지만…발암물질 배출 우려
"요소수 수급난 해소까지 기다려야"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1-11-08 16:40 송고 | 2021-11-09 14:18 최종수정
경기도 안양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재고 없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도 안양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재고 없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요소수 대란에 디젤 차가 수난을 겪고 있다. 운행을 위해 필수인 요소수가 바닥나면서 물류대란 우려까지 나온다. 

일부에서는 요소수 설정을 변경해 차량 운행을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 환경 문제는 물론 재설정 문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요소수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디젤 차량의 운행 차질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디젤 차량의 요소수 보충 주기는 탱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SUV는 8000~1만㎞, 트럭은 1000~2000㎞다.

소모량은 차량 운행 습관과 운행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트럭의 경우 요소수 소모량은 연료 소비량 대비 약 2~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차량에 요소수가 부족하면 출력이 떨어지고,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된다.

실제 대형트럭은 요소수 잔량이 요소수 탱크 유효용량의 12% 이하로 떨어지면 잔량 부족 경고등이 점등되며 보충을 알린다.

이후 요소수를 보충하지 않고 계속 운행하다가 탱크 유효용량의 4% 이하가 되면 요소수 잔량 경고등과 요소수 시스템 경고등이 동시에 점멸되며 엔진 출력과 차량속도를 제한한다.

SUV는 요소수의 잔량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약 2400㎞ 이하일 때부터 경고문이 나타난다. 총 4차에 걸쳐 단계별로 운전자에게 주의 경고한다.

1차와 2차, 3차까지는 경고문과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는 수준이지만, 4차 경고부터는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요수소가 없으면 차를 운행하지 못하는 셈이다. 운전을 위해 규격(ISO 22241)을 만족하는 요소수(AdBlue, DEF)가 아닌 다른 요소수를 넣거나 불순물을 주입하면 차가 망가질 수 있다.

배출가스 허용기준 초과 및 저감장치 손상이나 엔진 출력 및 차량 속도 제한, 엔진 손상 및 기타 차량부품들의 손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대기환경보전법에 정한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요소수임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KTX주유소가 지난 7일 소방차 출동용으로 기부한 10L짜리 요소수 30통.© 뉴스1
현대오일뱅크 KTX주유소가 지난 7일 소방차 출동용으로 기부한 10L짜리 요소수 30통.© 뉴스1

일부에서는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요소수 부족 시 나타나는 출력저하·운행제한 로직(논리)을 임시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프로그램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현행 배기가스 규제 법규를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차량 운행 과정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분해가 안되면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그대로 배출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시중에 운행 중인 디젤차량을 대상으로 일일이 해당 프로그램을 적용하기까지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다.

또 추후 요소수 공급난이 해결됐을 때 조치를 받은 차들을 정상적으로 원복하는 것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요소수 수급이 해소될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에 정부도 요소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호주에서 2만ℓ를 수입하고, 군 비축 물량 방출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산업용·차량용 요소수 생산업체들도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에이치플러스에코는 전 임직원이 주말에도 근무할 정도로 요소수 생산에 매진 중이다. 특히 기존의 중국 거래선 이외의 베트남·러시아·UAE·인도네시아 등으로 원료 수입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며 "요소수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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