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김부겸 국무총리는 27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이제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고 역사에 기록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9시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국가장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김 총리는 "고인이 과거에 12·12(사태)라든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과오 자체는 씻거나 뒤엎을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고인이 국민에 의해 선출된 민선 대통령 시절에 이루신 많은 업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유족인 아들이 전한 말에 따르면 (고인) 본인이 국민들께 여러 사과의 말을 남겼고, 유족 측도 (고인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성찰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준 부분들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의 근거였다"고 말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는 이날 5·18 희생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고인의 유언을 공개했다.그는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컸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며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 재임 시절에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이와 관련해 "아직도 많은 분들이 역사의 상처에 대해서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느냐'고 지적해주셨다"며 광주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에서 많은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역사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은) 우리 현대사를 거쳤던 이 굴곡에 대해, 한 단계를 넘어가는 일로 평가하시면 어떨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김 총리는 "씻거나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오에 대해서 우리가 다 묻고 넘어가자는 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어렵게 이런 판단을 내리고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를 드렸고, 대통령께서 그렇게 결정을 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날 빈소에서 유족들과 손을 맞잡고 위로를 건넸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되면서 김 총리는 장례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김 총리는 '빈소에서 유족들과 어떤 얘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장례 절차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주관 부처인) 행안부를 통해 요청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