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오응환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2021.10.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발생한 심석희와 최민정의 충돌과 관련해 고의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흥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심석희의 평창 올림픽 고의충돌 의혹과 관련해 "우리 선수들이 고의성을 가지고 그렇게 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평창 올림픽에 참가했던 심석희는 최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대회 기간 한 코치와 대화를 나누면서 쇼트트랙 대표팀 동료들을 조롱하고 비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최민정과 부딪히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는데, 고의충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심석희와 코치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에서 나온 '브래드 버리를 만들자'는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브래드 버리는 호주 출신 쇼트트랙 선수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때 안현수, 오노, 리자쥔, 투루콧의 연쇄 충돌 덕에 꼴찌로 달리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인물이다.관련해 최민정 측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심석희가 당시 경기 당일 밤에 코치와 '그래도 후련하겠다. 최고였어'라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내용은 해당 충돌이 우연이 아닌 고의적으로 일어났음을 짐작게 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승부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의 대화 내용에 (직접적으로) 고의충돌에 대한 말은 없지만 '브래드 버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곧 고의충돌을 뜻하는 거 아닌가"라고 짚었고 이에 이기흥 회장은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일정으로 대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을 회피했다.

이런 가운데 심석희는 오는 15일 열릴 제59회 대한민국 체육상 경기상 부문 유력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정확하게 결정된 건 없다면서 "좀 더 심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연금 박탈을 주장하는 여론 등과 관련해서도) 우선 충돌 행위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사팀을 구성해 심석희의 고의충돌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면서 "심석희의 국가대표 자격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오전 국감장에서는 프로 선수들의 방역 지침 위반과 폭력으로 침해된 선수들의 인권에 대해 문체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숙소를 이탈해 술자리를 갖는 등 방역지침을 위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여러 종목에서 과거 학교 폭력 논란에 연루됐던 선수들이 나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로선수들의 방역 위반과 폭력으로 침해된 선수의 인권 문제를 협회나 구단에 맡겨두고 문체부가 실질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문체부가 프로선수의 비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치할 수 있게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계의 인권 보호와 비리 근절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출범 초기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가 뒤바뀌었는데, 문체부가 이를 인지하고도 관련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스포츠윤리센터 출범시 직원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와 탈락자가 뒤바뀌었는데 문체부가 묵인했다. 애초에 주면 안되는 보훈가점을 주었고 1등과 2등의 순위가 바뀌었다. 문체부는 자체 감사를 진행했는데 기관에 통보하지도 않았다. 징계한 2명 중 1명은 견책을 내렸는데 납득할 수 있나"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했다"며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