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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위험, 韓자산에 좋은 소식 아니지만 중국 감내 수준”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1-09-23 09:13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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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가는 중국 헝다그룹(Evergrade)의 파산 위험과 관련해 "국내 관련 산업과 원화자산에는 부담이지만 과거 리먼사태와 같은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헝다그룹은 매출 기준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다. 중국 최대 역외 채무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 부채 규모는 1.95조 위안(3000억 달러)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한다.
23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헝다그룹 관계자가 중국 역내 이자(232억 위안, 3590만 달러)를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인민은행도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도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허 연구원은 "리먼사태는 미국 부동산 경기가 하강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확대된 과정에서 발생했다"면서 "반면 아직 중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증권업계는 헝다그룹의 파산이 금융시스템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충분히 중국 내에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실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중국 6대 국유은행의 2021년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16.3% 등인 점을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 약 6.8조위안의 자본 완충력(Capital buffer)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헝다그룹의 부채 1.96조 위안(약 3000억 달러)과 자산관리상품(WMP)을 포함한 부외부채(Off-balance liabilities)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가 제2의 리먼사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용인할 수 있음은 내부적으로 디폴트 파장을 수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리먼 사태와 달리 부동산 대출 관련 파생상품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차이점"이라면서 "중국 부동산시장이 미국 부동산시장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크게 개방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파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경제가 중국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 상황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판단도 나온다.

허재환 연구원은 "올해 중국 4분기와 내년 1분기 추가적인 경기 하향 요인이 높아졌다"면서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자산(원화 포함)과 아시아 주식시장에는 좋은 소식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증시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헝다그룹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중국 경기의 냉각, 즉 경기 경착률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2013년 테이퍼링 당시 이머징 긴축발작의 원인이 중국 경기둔화였음을 고려할 때 테이퍼링 실시가 기정 사실화된 현 시점에 또 다시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를 맞는다면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한 단기 충격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관련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 역시 단기적으로 헝다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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