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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부 전전하던 팀이 아챔을…원클럽맨 조유민에게 듣는 수원FC 이야기

'11승8무9패·승점 41' 수원FC, 대구·포항과 3위 싸움
"동갑내기 황인범·황희찬·김민재 활약, 내겐 큰 동기부여"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1-09-17 10:57 송고 | 2021-09-24 09:31 최종수정
수원FC 수비수 조유민은 오로지 팀의 목표만 생각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FC 수비수 조유민은 오로지 팀의 목표만 생각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년 간 K리그2에 머무르다 이번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수원FC는 올 시즌 유력한 강등 후보였다. 개막 후 초반 13경기에서 2승4무7패로 하위권을 전전하자 강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거짓말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14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전(3-1 승)을 시작으로 최근 29라운드까지 15경기 동안 9승3무2패로 승점 30점을 쓸어 담았다.

수원FC는 17일 현재 11승8무9패 승점 41로 대구FC와 승점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전 목표였던 K리그1 생존, 파이널A 진입을 넘어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까지 노리고 있다.

수원FC 부주장 조유민(25)은 16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성적의 비결에 대해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 조화'를 꼽았다. 김도균 감독의 리더십도 빼놓지 않았다.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 선수들을 다그치며 변화를 주기보다 계속해서 신뢰를 보낸 것에 대해 선수들이 보답하고 있다는 취지다.

먼저 조유민은 "개인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K리그1에서 나에 대한 경쟁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훈련소를 다녀오며 동계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고, 시즌 직전에는 근육 부상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그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팀 분위기가 처진 것이 사실"이라고 초반의 어려움을 떠올렸다. 

이어 "그러나 감독님이 성적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셨고, 올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박)주호형과 (정)동호형 등 좋은 선배들이 팀이 무너지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반전의 발판을 설명한 뒤 "형들이 솔선수범했고 어린 선수들은 형들을 믿고 따랐다. 경기장에서 실수가 나와도 지적하기보다 격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그러자 좋은 성적이 따라왔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팀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조유민은 올해 24경기에 나서며 팀의 주력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적도 있었지만 경기에 나설 때면 언제나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에 가담해 득점도 4개나 기록 중이다. 매 라운드 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베스트11에도 3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의 말대로 K리그1에서 기량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2021' 수원FC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수원 조유민이 슛하고 있다. 2021.9.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2021' 수원FC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수원 조유민이 슛하고 있다. 2021.9.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조유민에게 K리그1에서 처음 상대하는 공격수 중 까다로웠던 선수를 묻자 망설임 없이 전북의 일류첸코라는 답변이 나왔다. 조유민은 "일류첸코와 뛰어 보니 정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젠틀하게 공을 차더라. 상대 공격수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라고 칭찬했다.

수원FC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창단 첫 ACL 진출에 대한 주위의 기대도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팀 내부에서는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한 경기, 한 경기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조유민의 설명이다.

조유민은 "시즌 초 목표였던 K리그1 생존, 그리고 파이널A 진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물론 ACL에 진출하면 정말 기쁘겠지만 일단 목표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매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것이 팀 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2018년 수원FC에 입단한 조유민은 네 시즌 간 팀을 지키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그간 무수한 선수들이 팀을 떠나고 새롭게 합류했지만 조유민의 입지는 변함이 없다. 그는 전임 김대의 감독 시절인 2019년부터 김도균 감독 부임 이후인 지난해와 올해까지 세 시즌 연속으로 부주장을 맡고 있다.

조유민은 잦은 선수단 변화에 대해 "아쉬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하던 선수들이 떠날 때면 너무 아쉽지만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 새로 들어오면서 기대가 되는 부분도 많다. 특히 올해는 경험이 풍부한 형들이 합류하면서 내가 옆에서 보고 배울 것이 정말 많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제 곧 수원FC에서만 5년차가 된다. 지난달에는 이 팀에서만 통산 100경기 출장 기록을 쓰기도 했다. 수원FC는 정말 내게 소중하고 애정이 많은 팀"이라며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쉽게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수원FC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조유민이 1일 오후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8.8.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K리그1에서는 수준급 기량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조유민에게도 국가대표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고 있다.

중앙대 시절 2017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해 국제대회의 경험을 쌓았고, 이듬해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명단에 올라 우승에 기여했지만 A대표팀의 부름은 받지 못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1996년생 동갑내기 김민재(페네르바체),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루빈 카잔), 나상호(서울)가 벤투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어 그의 아쉬움은 더욱 클 법하다.

조유민은 "국가대표는 누구나 꿈꾸는 자리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친구들의 활약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했던 (김)민재나 (황)희찬이 등 친구들이 더 높은 위치에서 잘 하는 것을 보면서 자극이 되고 있다. 대표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민은 자신과 포지션이 겹치는 김민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조유민은 "민재를 보고 괴물이라 하지 않나. 나와는 친구 사이지만 배울 게 많은 선수"라며 "내 롤모델(본보기)은 라모스인데 솔직히 라모스 영상과 민재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 보면서 수비하는 스타일이나 빌드업 과정에서의 움직임을 보며 배우려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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