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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암초 만난 카카오페이, 결국 '상장연기' 수순 밟나

29~30일 기관수요예측 연기 가능성 높아
보험 서비스 중단 등 증권신고서 정정 불가피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1-09-21 07:30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던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의 금융플랫폼 규제에 따른 사업 및 기업가치 변동 가능성에 IPO 일정을 결국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카오페이는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29일과 30일 진행할 예정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연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한차례 차질을 빚었던 카카오페이의 IPO는 또 한차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카오페이측은 "상장 연기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업계에선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융당국이 '비교그룹의 적정성' 등을 이유로 정정을 요구하면서 IPO 일정이 틀어진 바 있다. 글로벌 기준 중 하나인 '135일룰'에 걸리면서 1분기 실적이 아닌 상반기 실적을 기반으로 다시 증권신고서를 작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기 실적이 나온 이후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31일 금융당국에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이번엔 규제 암초를 만났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업체들에게 "현행 서비스는 광고가 아닌 중개에 가깝기 때문에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법(이하 금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24일까지 위반 소지를 해소하거나 시정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자동차 보험 비교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운전자 보험, 반려동물 보험, 해외여행자 보험 등 일부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의 주력 서비스 중 하나인 '펀드' 서비스는 이용자화면(UI/UX) 개선을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펀드중개판매 서비스를 뚜렷하게 표기하지 않고 펀드를 판매해 사실상의 '중개서비스'라는 당국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금소법에 따라 펀드서비스는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만 해당 자격이 주어진다. 법인에는 법 개정을 하지 않는 한 등록 자격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카카오페이는 이번에 펀드중개판매가 가능한 카카오페이증권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금소법상 중개 위반' 소지를 해소하려 한 셈이다. 

카카오페이 펀드서비스 개편 화면. 카카오페이증권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화면 상단에 굵은 글씨로 표시하고 별도 팝업창을 띄워 금융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개편했다.(카카오페이 앱 화면 갈무리)© 뉴스1
카카오페이 펀드서비스 개편 화면. 카카오페이증권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화면 상단에 굵은 글씨로 표시하고 별도 팝업창을 띄워 금융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개편했다.(카카오페이 앱 화면 갈무리)© 뉴스1

그러나 보험을 중단하고 펀드서비스 등을 개편하면서 사업구조에 변화는 불가피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의 금융서비스(펀드, 대출, 보험) 매출 비중은 2019년 2.4%에서 2020년 22.7%로 급등했기 때문에 금융서비스 차질은 매출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중 32%인 695억원이 금융상품 관련 매출이다.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모델의 변화는 증권신고서에 새롭게 기재해야한다. 결국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 2차 정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카카오페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관계자는 "지난 9일 금융위와 핀테크사업자간 긴급간담회에서 당국은 '무조건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정 방안, 계획서 등을 24일까지 제출하라는 것'이라며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기에 카카오페이도 보험 서비스는 중단하고 펀드는 수정해 당국의 (중개서비스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카카오페이의 기관 수요예측부터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수요예측이 늦어지면 공모가 확정, 일반 청약 등 다른 IPO 일정도 줄줄이 연기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에 10월14일 상장하려던 계획도 연내로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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