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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플랫폼 성장통, 10년의 법칙]③ 네이버는 왜 SME·글로벌에 집착할까

10년 전 '문어발 사업' 뭇매 맞은 네이버…'SME·글로벌'에 집중
네이버에 소상공인은 '쇼' 아닌 '생존'의 문제…소상공인·창작자 성장에 4년간 3천억원 지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09-17 07:16 송고 | 2021-09-17 08:26 최종수정
편집자주 한국 국회가 세계 최초로 글로벌 골리앗 구글의 '수수료 갑질'을 법으로 막았다고 자축한 것도 잠시. 이제 그 칼끝이 구글의 대항마 네이버, 카카오를 겨누고 있다. 물론 플랫폼 규제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1990년대를 기점으로 검색포털 등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2007년 스티브 잡스의 모바일 혁명 이후로 스마트폰을 통한 '손안의 플랫폼'이 일상이 됐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플랫폼은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의 가치사슬 최상단에 군림하며 '독과점 논란'을 낳고 있다. 한국의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탄생한 1세대 네이버가 10여년전에 겪은 '골목상권' 논란이 모바일 시대가 낳은 '스타' 카카오에 재점화됐다. '기술의 힘으로 일상을 바꾸자'는 혁신의 모토는 '사악한 플랫폼'의 민낯으로 돌변하며 이제는 벗어날 수도 없는 플랫폼 노예를 양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디지털 경제의 첨병인 '플랫폼 말살'이 해답도 아니다. 플랫폼 규제, 어디를 향해야 할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 뉴스1

# 2013년 8월,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소상공인 네이버 피해사례 보고회' 현장에 초록색 상자를 입은 한 남성이 등장했다. 박스 위에는 네이버 로고와 '게임', '부동산' 등 빼곡한 업종명이 적혀 있었다. 곁에 있던 소상공인이 돈을 뿌리자 네이버를 상징하는 초록색 갈고리가 나타나더니 돈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초록 공룡' 네이버를 성토하는 퍼포먼스였다. 

지난 2013년 '네이버의 골목상권 침해에 더이상은 못 살겠다'며 소상공인이 팔을 걷었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는 '네이버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한 참이었다. '네이버 죽이기' 비난 여론이 극에 달했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플랫폼의 골목상권 논란이 이번에는 카카오를 통해 재점화됐다. 반면, 네이버를 향한 중소상공인의 단체 행동 등 큰 사회적 갈등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네이버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집착에 가까운 '중소상공인(SME)과의 상생'과 '글로벌의 꿈'에 그 답이 있다.

골목상권 문제로 서비스 존폐위기까지 몰린 네이버에 중소상공인과의 상생은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네이버의 비즈니스모델 자체에 소상공인이 녹아들어갔고, 결제부터 배송까지 원스톱 기술로 구현되는 스마트스토어가 다져진 배경이다. 중소상공인에 'SME'라는 고유의 이름을 붙인 것도 네이버의 고집스러운 상생 의지의 표현법이다. 일본 라인의 성공을 필두로 끊임없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플랫폼의 영토'를 확대하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문어발 사업 확장 논란에 '상생'에 집중한 네이버

1999년 '검색 포털'로 시작해 블로그, 카페, 쇼핑 등으로 몸집을 키운 네이버는 창업 11년 차부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대표 포털'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2013년 '부동산 매물 정보 서비스'를 두고 나타난 기존 산업 종사자와의 마찰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 정보 신뢰도 향상을 위해 2009년부터 자체 매물정보 서비스를 운영했다.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의 규모가 커지면서 중소 부동산 업체 매출에 타격이 생겼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며 언론과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이어졌고, 결국 네이버는 '서비스 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사실상 부동산 서비스를 접겠다는 시그널이었다.

그해 9월, 네이버는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여하는 상생협력기구를 꾸리며 소통에 나섰다. 당시 네이버 측은 "중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은 네이버의 고객이자 파트너사"임을 강조하며 '중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생존전략'으로 삼았다.

맛집, 부동산 등 일부 서비스의 축소 결정은 네이버에 새로운 과제를 안겼다.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사업을 모색하기란 쉽지 않았다.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등 기존 사업에 주력하면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글로벌로 눈을 돌렸다.

메신저 '라인'이 해외 사업의 전부였던 네이버는 10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글로벌 이용자를 사로잡은 여러 서비스를 내놨다.

전 세계 2억명의 이용자를 모은 '제페토'와 글로벌 K팝 플랫폼 '브이라이브'(누적 이용자수 1억명 이상), 네이버웹툰(지난 4월 기준 월간순이용자수 7200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해외 유망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네이버는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고, 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본에서 경영통합이 있었고, 스마트 스토어 일본 출시로 글로벌 커머스를 공략할 계획"이라며 "왈라팝과 엠텍 투자를 통해서 글로벌 사업 확장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창작자, 소상공인이 네이버의 핵심 파트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다 지속적이고 확장된 AI 기술플랫폼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2018.2.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꽃' 피운 네이버, 소상공인·창작자 성장 지원 위해 4년간 3000억원 썼다

네이버가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분수펀드'가 운영 만 4년 만에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까지 36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분수펀드는 네이버가 SME와 창작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돕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에 '분수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지난 2017년 별도 조성한 사내 예산이다. 펀드는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 소셜 임팩트 프로그램인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을 활성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 소상공인과 창작자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 '프로젝트 꽃'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꽃'으로 부르고 '함께 꽃피우자'는 마음이다. 

'프로젝트 꽃'은 무료 온라인 창업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초기 온라인 사업자를 정책적·교육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온라인 사업자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 꽃'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사업자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현장 결제 수수료를 전액 지원했다.

네이버는 늑장 정산으로 흑자도산 하는 판매자 정산 사이클을 고려해 '빠른정산' 서비스도 내놨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12월부터 스마트스토어의 '빠른 정산' 기준 시점을 '배송완료 다음날'에서 '집화완료 다음날'로 한 차례 더 당길 예정이다. 판매자는 주문 후 약 3.3일 내 정산을 받을 수 있어 기존보다 6일 이상 더 빨라지게 된다.

특히 네이버는 가장 잘하는 '기술'로 지속가능한 SME 성장 생태계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무료 데이터 분석툴인 '비즈어드바이저',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상품 추천 기술인 '에이아이템즈' 등 판매자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지원으로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네이버는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주체인 중소상공인의 성장이 자사 서비스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기술 지원책이 함께 가동되는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공들인 효과가 플랫폼과 중소상공인 성장으로써 확인되고 있다"며 "국내 골목상권에 진출해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플랫폼 내 이해관계자들을 품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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