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사회 > 환경

[김수종 칼럼] 탄소중립, 성공 외에 선택은 없다

(서울=뉴스1) | 2021-09-10 16:44 송고 | 2021-09-10 16:53 최종수정
© News1 
지난 6일 아침 9시 파주시 임진각에서 승용차 25대가 남쪽을 향해 출발했다. 현대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3' 등 모두 국내외 브랜드 전기차들이다. 운전석에는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대표 김태성) 회원들이 앉아 있었다. 이 전기차 행렬은 세종시를 경유하고 목포에 도착해서 밤배를 타고 7일 아침 제주도 최남단 송악산에 골인했다.

750㎞의 전기차 장정은 제8회 국제전기차엑스포조직위원회(공동대표 김대환·문국현·최열)가 기획한 '평화의 길'(Peace Road) 이벤트였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전기차 대장정을 통한 남북교류의 염원을 담은 행사다.

제주도는 한국 전기차의 메카다. 아무도 전기차에 관심이 없었던 2012년 '탄소없는섬2030' 비전을 선언하고 정부 전기차 보급량의 절반을 끌어들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2014년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가 민간의 기획과 주관 아래 열렸다. 2015년 파리협정이 체결되고 2020년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전기차보급은 전국적으로 탄력을 얻고 있다. 지금 제주도에서 운행되는 차량 1000대 중 60대가 전기차다.

제주도를 찾는 젊은 MZ세대 관광객들은 렌터카로 '모델3'이나 '아이오닉5'를 찾는다고 한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는 제8회국제전기차엑스포에 참석해서 축하연설을 통해 "4년 전 제주도 여행할 때 전기차를 빌려탔고 그리고 최근 전기차 오너가 됐다"고 화두를 던졌다.    

'전기차의 메카'를 상징하는 전기차엑스포는 작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렸다. 올해는 4단계 거리두기로 격상되면서 행사가 연기돼다가 파행적으로 열릴 수밖에 없었다. 액스포 예산의 주축을 이루는 실물 전시는 메이저 전기차메이커들이 무관심으로 극도로 축소됐다. 중소벤처기업 ㈜디피코가 출시한 소형화물트럭 '포트로'와 전기배 '일렉트린'이 전시장에 내놓은 소형 전기보트가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ESG 경영에 관심을 둔 신한은행과 한국수력원자력이 파트너로 참석했다.

전시가 빈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30여 건의 콘퍼런스 세션이 열렸다. 주제도 기후변화, 전기차 기술 최신 동향,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기선박, 수소에너지 등 다양했다.

팬데믹 때문에 외국 전문가들은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줌(ZOOM)을 통해 실리콘밸리, 유럽, 중국과 동남아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온라인 콘퍼런스는 거리의 제한을 넘어 더 다양한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엑스포에서 뚜렷이 느낄 수 있는 트렌드는 단순한 전기차의 시대를 넘어 e-모빌리티 세계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기술, 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시티가 결합한 개념의 도시공간 이동 문제가 각기 다른 회의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제시됐다.

엑스포 개막 연설에서 현대자동차 도심항공모비리티(UAM) 총괄 신재원 사장이 화두를 열었다. 그는 "도시화는 가속되는데 도심의 하늘은 열리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내연기관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된 비행기가 도심 상공을 운행하게 될 명백한 수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현대차가 발탁한 인재다.

9일 열린 실리콘밸리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발표에 나선 마하 에슈르는 자신이 연구한 레이더기술을 소개하며 뉴욕의 교통난과 도심상공 이동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하 에슈르는 레이더 관련 벤처기업 메타웨이브(MetaWave)의 창업자이며 특허 200여 개를 보유한 여성기업가다.    

마하 에슈르는 토론에서 자율주행차 사고에 대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의 태도를 "진실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안전이 최우선이다"고 거듭 강조하며 레이더기술발전을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를 놓고 토론은 여러 갈래로 나왔다. 국민대 자동차학과 최웅철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대중화하면 도심은 자동차로 꽉 막힐 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이 업무를 보는 동안 자동차를 연료비보다 비싼 주차장에 두지 않고 빈 채로 도심을 돌아다니게 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이버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강조된 것이 탄소중립과 도시의 역할이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도시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도시의 탄소배출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하엘 라이펜슈톨 주한 독일 대사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워크숍에서 독일 도시의 그린루프( Green-roof)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폭염과 폭우때 열과 물을 흡수하고 궁극적으로 온난화방지에 도움이 되게 지붕 위에 녹색정원을 만들게 하고 보조해주는 환경정책이다.  

나흘간 엑스포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문가와 업계사람들에겐 의미있는 행사였던 것 같다. 이순형 광주광역시 그린에너지기술분과위원장은 "제1회 엑스포 때부터 참가했는데 국내 전문가 포럼을 찾아다녀도 같은 얼굴들만 나오는데 여기서는 실리콘밸리 등 첨단기술 분야 외국 전문가들의 최신 사례소개가 있어 도움이 크다"고 논평했다. 한독네트워크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기은 서경대교수는 이번 엑스포에서 기업끼리 상담을 연결해주는 B2B기회를 만든 것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기업들의 관심을 끌 만한 여러 한국기업과 만나 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이 지구촌의 시급한 과제로 부상한 탓일까, 이번 8회 엑스포에선 콘퍼런스 세션마다 '탄소중립 개념'이 진하게 깔렸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개막식에서 비디오 연설을 통해 정부 주도의 탄소중립위원회의가 만든 탄소중립시나리오를 개념정립에 단호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노르웨이의 해운그룹 빌헬름슨은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연료전지 선박제작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그룹의 CEO 스타이나 마드슨은 9일 '전기차 라운드테이블'에 온라인 토론자로 나서서 노르웨이 수소산업을 소개했다. 이미 노르웨이에는 200척의 수소페리선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토론을 끝날 무렵 사회자가 토론자들에게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한지 물었다. 그는 거침없이 말했다.

"성공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마치 탄소중립의 논란을 정리하는 한마디 같았다.<뉴스1 고문>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