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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결속' 강화하는 북한…'대외 행보' 예상할 시그널들

한미 연합훈련·정권수립 기념일 모두 예상 밖 행보
대외 사안 다루는 김여정·리선권은 주요 계기에 잠행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21-09-10 13:00 송고 | 2021-12-28 07:29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주석단에 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의 내부 결속 강화 행보가 대외활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10일 제기된다.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표출하는 몇 가지 '시그널'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전날인 9일 정권수립기념일 73주년을 대대적으로 경축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진행됐고, 그는 국가에 기여한 공로자들을 당 본부청사로 불러 직접 연회를 주재했다.
같은 날 그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고위 간부들을 대동해 선대 수령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기도 했다.

이는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정주년 기념일과 비슷한 규모의 기념일 행사다. 열병식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기념연회 비롯한 전국 단위의 예술공연 모두 2018년 정권수립기념일 70주년에 열렸던 행사로, 2019년과 2020년에는 사실상 관련 기념행사가 일체 열리지 않았다.

이 같은 이례적인 기념일 결속 행보가 나오자 북한이 다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내부 결속 다지기를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안을 먼저 다지고 밖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 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후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집권 후 첫 '정상외교'에 나서자 북한이 국가의 역량이 총동원된 외교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올해 북한이 보여 주고 있는 행보도 이 같은 분석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3월)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역시 사상 첫 전군지휘관 강습회를 개최했다.

또 당 세포비서 대회, 청년절 30주년 기념행사 등을 통해 잇따라 사상적 무장과 결속 행보를 보였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은 경제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국면을 보내는 북한의 사상적 무장 행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에 비해 완연히 외부와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단편적인 결속 행보로만 볼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4월 한미는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진행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 간 서한 교환까지 나설 정도로 이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후 남북 간 통신선 복구 조치가 있었고, 동시에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협상을 석 달간 3번 진행했다. 이후 한미 연합훈련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있었지만 북한은 우려됐던 무력 도발을 단행하지는 않았다.

7월에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있었다. 지난 2018년 이후 영변 핵시설의 본격적인 재가동 징후가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북미 핵협상에서 영변이 '메인 카드'로 논의됐던 것을 감안해 북한이 다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영변 카드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북한은 올해 초 당 대회에서 자력갱생 기조를 재확인하며 한반도 외교 상황은 한미의 선택에 따라 바뀔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이처럼 외교적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정치국 확대회의와 전날 열병식 등 정권수립기념일에 대외 사안을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들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의 대외총괄인 김여정 당 부부장,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확대회의와 정권수립기념일 열병식에서 모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리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으로 확대회의 참석을 해야 하는 인사이지만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또 정치국 상무위원 이하 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에서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 부부장은 당 직함상 확대회의 때는 필수 참석 인원은 아니지만, 방청석에서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아울러 열병식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지난 6월에 이어 다시 만난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같은 날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북한의 대외라인 인사들의 '잠행'이 한미일중의 동시 외교행보와 연관이 있을지가 주목할 부분이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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