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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도 자영업자도 지쳤다…'추석 방역' 시험대 되나(종합)

의료진은 한계상황, 자영업자는 '위드 코로나' 촉구
내일 한달짜리 방역대책 발표…백신 인센티브 주목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21-09-02 16:21 송고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최일선의 의료진과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민족 대이동이 예견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일 오전 정부와의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다행히 의료공백 등 위기 상황은 면하게 됐지만 당장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진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 자리 수 확진자가 두 달 가까이 발생하면서 사회 전체가 익숙해져 가는 건지 모르겠으나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 있다면 바로 전담병원"이라면서 "입원환자가 늘어날 때마다 의료진은 익숙해지지 않는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죽음은 더 익숙해지지 않고 하나하나 상처로 남는다"고 토로한 바 있다.

못 견디는 것은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500명 응답)를 대상으로 '자영업자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39.4%)이 폐업을 고려 중이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 폐업시점은 3개월 이내가 33.0%로 가장 많았고 3개월~6개월 32.0%, 6개월~1년 26.4%, 1년~1년6개월 8.1%, 기타 0.5%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 1년 이내 폐업을 예상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91.4%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전국 자영업자들은 다음 주 전국 야간 차량 시위도 예고했다. 이 시위에는 차량 3000여대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사적 모임 인원제한을 해제하는 등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위드 코로나' 방역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with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with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제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1일) 코로나19 확진자는 역대 다섯번째로 많은 2025명 발생했는데, 그중 수도권 지역 확진자 비중은 70%를 넘겨 1415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휴가 복귀로 인한 수도권 이동량 증가 △비수도권 지역의 선제적 방역 강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전날 YTN 뉴스라이브에서 "최근 한 달 동안 수도권은 여전히 감염재생산지수가 1.04를 넘었다. 휴가 이후에 다시 확산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감염시킬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당국이 추석연휴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해 모임을 늘리려고 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여전히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악의 경우 추석 연휴를 계기로 확진자가 폭증한다면 한계에 다다른 의료진과 자영업자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더 위험해진다. 최근 자가 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이 병원에 음압병상이 나오길 기다리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다만 천 교수는 추석 연휴 기간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는 전제 하에 "백신 접종을 한 경우에는 아이를 포함해서 한 6명에서 8명 정도까지는 허용을 해주면 좋겠고, 요양 시설에 계신 분들을 유리창에서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정도는 허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코로나와의 공존은 벌써 시작됐으며 지금이라도 국민들께서 많이 불편해하시면서도 방역적 의미가 떨어지는 조치를 찾아내 점차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추석을 기점으로 백신 인센티브, 요양병원 면회 등 일부 조치의 완화가 논의되고 있으며 이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방역당국이 3일 발표할 추석 방역대책에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되 추석 연휴 전후로 직계가족 모임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규 확진자 수가 58일째 네 자릿 수인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 체제(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의 연장이 유력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역수칙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엄중식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물리적 방어체계(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때 발생하는 손실과 중단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정량적으로 추계한 근거로 시기와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점진적 완화의 모습과 일정을 제시하면 안정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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