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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막힌 추석 선물가액 상향…농업계는 벼랑끝 절규

권익위 난색에도 선물가액 상향 촉구…긴급회견·성명서 통해 반발
"코로나19로 죽나, 판로 막혀 죽나…명절만이라도 정례화"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2021-08-26 06:00 송고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 전국한우협회 문대열 전남도지회 사무국장 등이 23일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청탁금지법상 농축산물 선물가액의 상향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우협회 제공) 2021.8.23/뉴스1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 전국한우협회 문대열 전남도지회 사무국장 등이 23일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청탁금지법상 농축산물 선물가액의 상향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우협회 제공) 2021.8.23/뉴스1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선물가액을 한시적으로 올리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가운데, 코로나19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단체들의 선물가액 상향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25일 농업계에 따르면 전국한우협회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은 추석전 농축산물 선물가액을 상향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죽나, 판로 막혀 죽나 매한가지라는 심정으로 벼랑끝 절규를 했지만 권익위의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어 분노와 허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협회는 "법 대상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청탁금지법의 가액기준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피해가 연이어 커지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피눈물을 흘리며 토로하는 농민의 절박함과 간절함을 희망으로 바꿔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원위원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대부분 위원들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전원위원회에서는 농축산물 선물가액 상향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희 권익위원장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원위원회에서 대부분 위원들이 '청탁금지법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며 "충분히 (농민들의) 뜻과 마음을 이해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권익위가 선물가액 상향에 난색을 표하자 농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농업계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정부를 규탄하고, 유력 대선주자 측과도 접촉해 선물가액 상향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농업계는 농축산물의 수확과 소비가 명절기간에 집중되는 만큼, 명절 만이라도 선물가액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선물가액을 상향했을 때 국산 농축수산물의 매출이 증대되면서 효과가 나타난 바 있어 이를 정례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에는 지난해 대비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액이 5.3%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정부의 귀성자제 당부로 전년대비 고가의 선물세트를 선호한데다 선물가액의 한시적 상향으로 고품질 선물세트의 매출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가격대별로는 10만~20만원대가 10.9% 늘어났고 20만원을 초과하는 매출은 22.1%가 증가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액을 비교했을 때도 지난해 설 대비 농축수산식품의 선물 매출은 19.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만~20만원대는 16.1%가, 20만원 초과는 18.1% 증가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명절 등 총 2번의 선물가액 상향으로 매출이 증가하자 전국 농업협동조합장 일동은 지난 3월 말부터 상향 정례화를 계속 건의해 왔다. 

권익위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농업계의 애끓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추석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농민단체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만큼, 물밑 움직임을 비롯해 요구 관철을 위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농업계 관계자는 "농축산업 특성을 반영하는 명절시기 만이라도 보완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음식물 및 선물가액의 상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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