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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몸값' 美증시 팡파르 울리더니…네이버 시가총액, 쿠팡 제쳤다

쿠팡, 2분기 역대 분기 최고 실적에도 영업 적자폭 커지며 시총 급락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08-13 11:53 송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네이버와 쿠팡이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뒀지만 주가 방향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신사업인 커머스 성장을 증명한 한편, 쿠팡은 안팎의 악재에 대한 시장의 염려가 커졌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양사의 시가총액도 뒤집혔다. 지난 3월 쿠팡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높은 몸값을 인정받고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상장하며 '팡파르'를 울린 것과 대조된다. 
13일 오전 11시30분 기준 네이버는 전날(12일) 종가와 비교해 3500원(0.79%) 하락한 4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71조7831억원이다. 쿠팡은 뉴욕증시에서 12일(현지시간) 전일대비 3.07달러(8.25%) 하락한 34.13달러(약 3만98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591억3200만달러(약 69조70억원)다.

◇네이버 시가총액, 쿠팡 제쳤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검색 포털'로 몸집을 키운 네이버는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신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네이버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0.4% 증가한 1조66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3356억원, 당기순이익은 496.1% 증가한 540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수 증권사는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6월 카카오에 시가총액을 추월당했던 네이버는 7월 들어 카카오를 다시 누르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반면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했던 쿠팡은 △심화되는 국내 커머스 경쟁상황 △플랫폼 노동자 이슈 △물류센터 화재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 등 리스크가 겹치면서 최대 실적에도 시가총액이 하락했다.

지난 12일(한국 시간)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72조3580억원, 쿠팡의 시가총액은 12일(미국 시간) 종가 기준 약 582억달러(약 67조9194억원)였다. 네이버가 쿠팡 시가총액을 약 4조원 앞서며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기술 투자로 신사업·글로벌 성공 만들고 있는 네이버

최근 네이버 주가의 고공행진 배경에는 안정적으로 성장 중인 신사업과 높아지는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는 최근 수년간 매출의 25% 수준을 기술개발(R&D)에 투자하면서, 기술을 기반으로 신사업과 글로벌 도전을 이어왔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광고 비즈니스 외에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신사업 분야가 모두 성과를 보이면서, 현재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도 커졌다. 올해 초 라인과 야후재팬과의 경영통합이 마무리되면서 네이버의 기술력이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기술은 라인 등을 통해 수억명의 현지 사용자와 바로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카페24에 투자하며 커머스 분야의 글로벌 진출 퍼즐을 하나씩 맞추고 있다.

또 네이버가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를 통해 글로벌 1위 웹툰, 웹소설 플랫폼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2억명의 누적 이용자를 가진 제페토, 스노우, 밴드 등 다양한 플랫폼들도 글로벌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빠른배송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성장을 이루고, 네이버 라인에 이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까지 해낸 쿠팡은 지난달부터 리스크가 잇따르며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물류센터 화재, 치열해진 국내 커머스 경쟁, 글로벌 진출 한계…삼중고 쿠팡

쿠팡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난 6월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며 이중고를 겪었다. 화재 사고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며 5조원이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 적자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빠른배송' 등 편리함에 쿠팡을 사용해온 이용자들이 서비스 탈퇴 운동을 벌이면서 적자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탈퇴 운동이 지난 6월 말 일어난 만큼 오는 3분기 쿠팡 실적에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빠른 배송 등 쿠팡의 강점도 약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 중심의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를 오픈한 데 이어, 특수 물류 전문업체인 발렉스와 손잡고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이커머스에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를 의식한 쿠팡은 지난 7월 상장으로 조달한 비용을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쿠팡의 글로벌 도전 역시 쉽지 않다. 쿠팡은 최근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와 대만 타이베이 중산구 등 일부 지역에서 생필품·신선식품 등 소수 상품군의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국내와 같은 커머스 규모로 확장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쿠팡의 경쟁력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일본 등 해외에서 제공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물류센터 구축에 큰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는 데다, 이미 일본에서는 아마존이나 야후재팬과 같은 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검색뿐 아니라 클라우드,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다양한 신사업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쿠팡은 여전히 물류센터 등의 비용 지출이 지속되지만 아직 확실한 흑자 전환의 모멘텀은 보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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