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에서 사퇴한지 148일, 6월29일 대권도전을 선언한지 31일만의 일이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독자 행보를 마치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자신감 속 본격적인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과거 언행과 가족 문제 등에 대한 치열한 검증을 예고하면서도 '쥴리 벽화' 등으로 대표되는 인격침해 요소엔 철저히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 "예상된 일이다. 향후 그의 행보는 주목되기보다 먼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윤 전 총장의 발언 논란을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언동에 나타난 그의 역사 인식은 얇고, 국민의 삶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으며 국가와 사회의 과제에 대한 생각도 어긋났다"며 "그가 대선에 나선다면 그 대선은 무엇을 쟁점으로 전개될지 걱정된다. 그런 걱정이 앞으로 불식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잘하신 것 같다. 좀 더 빨리, 더 많이 공부해서 국민이 필요로 하고 선택할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네면서도 "본인 또는 주변 사람, 가족들의 모든 삶의 이력과 정치 철학, 미래 비전 등을 철저히 검증받고 그에 따라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고 치열한 검증을 예고했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31일) 북콘서트 현장에서 "진작 예언대로 그럴 줄 알았다"며 "꿩이 돌고 돌아 전두환 뿌리 정당에 갔다. 잘 되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주자들을 향해서도 "원래 시골에서 닭을 잡을 때도 어머니는 용감하다. 닭을 잡고 목을 비틀고 깃털을 뽑는데 아들들은 어떻게 하나"며 "삼계탕을 다 만들어 놓고 이름 부를 때만 실컷 놀다가 와서 나타나지 않나"라고 자신이 저격수란 점을 강조했다.

송영길 당대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윤석열이란 분이 왜 정치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며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자신이 입당한 당이 창출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 세력을 국정농단 세력으로 구속하고 수사했던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민주당으로선 대선 국면이 간명해지고 좋아졌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자신감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의 전격 입당을 둔 여권 대권주자는 물론 지도부의 비판 강도가 높아지며 치열한 검증을 예고한 가운데 선을 넘는, 불필요한 논란은 자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벽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철저한 후보 검증이 필요하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는 개인에게도 비극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표현의 자유도 존중돼야 하지만 인격침해 등 금도를 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지도부뿐 아니라 유력 대권주자, 당내 인사들도 쥴리 벽화 논란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열린캠프는 논평을 통해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다. 윤 후보의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민망하고, 말하기가 거북하다"고 지적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가린 보수단체 차량에 주차위반 과태료 통지서가 붙어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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