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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구찌백, 카카오톡은 티파니 팔찌 판매…왜 명품 유치에 진심일까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08-01 09:05 송고
구찌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이용화면 (구찌 브랜드스토어 갈무리) © 뉴스1
구찌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이용화면 (구찌 브랜드스토어 갈무리) © 뉴스1

"신세계백화점과 7월 정도로 예정했던 명품 부티크 론칭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지, 언제쯤 (론칭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진행된 네이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한성숙 대표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 대표는 "(이마트와) 장보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나면 명품 관련한 논의를 추가로 할 예정"이라며 "신세계가 가지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과 개별적인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네이버 이커머스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중소상공인'(SME)이다.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빠르게 키워온 네이버에게 '명품'이라는 키워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루이비통, 구찌 등 프레스티지(명품) 브랜드들은 이미 네이버에 자체 브랜드스토어를 열고 이용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은 지 오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보편화되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유통채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싼 가격을 이유로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구매해야 했던 명품은 온라인몰의 보증제 도입과 사후관리(A/S) 보장 덕분에 빠르게 구매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명품 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며 명품 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보복 소비 현상과 '오픈런'이 필요없는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도 명품 커머스 성장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발견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명품 구매는 2019년 330억유로(약 44조9304억원) 규모에서 2020년 48% 증가한 490억유로(약 66조7149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명품 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세에 머스트잇, 트렌비 등 스타트업으로 구성됐던 국내 온라인 시장에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강자뿐 아니라 신세계, 무신사 등 유통·패션 업계 강자까지 명품 커머스 진출에 진심인 모양새다.

에르메스의 립스틱 '루즈 에르메스' 홍보 이미지 (카카오커머스 제공) © 뉴스1
에르메스의 립스틱 '루즈 에르메스' 홍보 이미지 (카카오커머스 제공) © 뉴스1

카카오는 전략적으로 명품 카테고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명품 선물' 테마를 신설하고 지갑, 핸드백 등 상품군을 확대했다.

이용자가 샤넬, 보테가베네타, 티파니앤코 등 명품 제품을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명품 패션·잡화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19일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에르메스는 카카오톡에 브랜드관을 열고 립스틱, 향수, 바디케어 등 총 22가지의 뷰티 제품을 선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른 시일 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는 브랜드사로부터 매출액에 따른 수수료를 받고 있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단가가 높을수록 이들 플랫폼사의 이득이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가 뷰티 등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을 내세워 온라인 플랫폼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접속자 수를 늘리는 동시에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백화점에서 명품으로 집객 효과를 얻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기다리지 않고 구경하기 위해 연일 백화점 오픈런 사태가 나타나고 있지만 명품 커머스의 온라인 침투율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며 "명품 카테고리는 정품 보장만 된다면 공산품과 다를 바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 편의성 측면에서도 온라인 명품 쇼핑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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