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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겨자먹기는 옛말'…증권사, 코스닥IPO 의무인수에 '함박 웃음'

증권사, 코스닥 기업 주관시 공모물량의 3~5% 의무 인수
주가 상승에 의무 인수물량 가치, 주관 수수료보다 높아져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1-07-22 06:05 송고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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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공모주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주관 증권사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코스피와 달리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기업의 경우 상장 주관사가 공모물량의 3%(신속이전상장 기업은 5%)를 의무 인수해야 하는데, 주가 상승으로 의무 인수 물량의 가치가 크게 증가하면서 쏠쏠한 투자 차익까지 보게 된 것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주로 각광받는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3월 상장 이후 현재까지 813.6% 급등했다. 올해 공모주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씨이랩(151.7%), 레인보우틱스(122.0%), 선진뷰티사이언스(65.7%)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에 따라 상장 주관사가 보유한 의무 인수 물량의 가치도 고공 행진 중이다. 코스닥 기업이 상장할 때엔 주관사는 공모물량의 3%~5%를 의무적으로 떠안고, 3개월 이상 의무보유해야 한다. 합리적인 공모가를 산정하게 하고, 상장 후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공모주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의무 인수 물량이 증권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코스닥 공모주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증권사의 투자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떠안은’ 물량이 수십억원의 차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자이언트스텝의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당시 공모물량의 3%인 4만2000주를 의무 인수했다. 해당 주식의 취득가액은 공모가인 1만1000원으로 현재 주가 기준 38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는 인수대가로 받은 수수료(6억7413만원)보다 6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씨이랩의 상장 주관사인 IBK투자증권도 떠안은 물량이 큰 수익으로 돌아왔다. IBK투자증권은 씨이랩 공모물량의 3%인 1만9500주를 공모가(1만9500원)에 취득했다. IBK투자증권은 내부 규정상 의무 인수 물량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날로부터 3개월 안에 매도하게 되어있다. 8월 24일까지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데 현재 주가 기준으로 매도시 10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시총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장을 주관할 때 받아야 하는 의무 인수 물량이 굉장이 부담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의무로 인수한 주식의 시세 차익이 주관 수수료보다 높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상장 주관한 맥스트는 지난 19일 끝난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6762대 1이라는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맥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뜨거운 테마인 '메타버스' 관련주로 엮이고 있어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감도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맥스트 주관사로서 의무 인수 물량 3만주 뿐만 아니라 지분 6.54%(49만557주)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획득한 물량이다. 공모가(1만5000원) 기준 지분 가치는 73억5835만원으로 53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업이 상장을 준비할 때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오면 주관사로서 투자를 하기도 한다"면서 "당시 투자한 물량은 주관사 체결 후 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고, 의무보호 예수도 걸어놨다"고 설명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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