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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레멘 입단, 독하게 준비하는 박규현 "독일 애들이 '머신'이래요"

브레멘 유스 팀서 2년 활약 후 1군 정식 계약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1-07-21 14:01 송고
박규현(베르더 브레멘 제공)© 뉴스1
박규현(베르더 브레멘 제공)© 뉴스1

독일 분데스리가2 베르더 브레멘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박규현(20)이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독일 무대에서의 성공을 준비하고 있다.

박규현은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유스 현대고 출신이다. 2018년 한국과 독일의 U-17 대표팀 교류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브레멘의 눈에 띄었고 2년 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후 2시즌 동안 브레멘 U-19 팀에서 14경기 1도움, U-19 2군에서 11경기 1도움 등 꾸준한 활약으로 브레멘 관계자들의 마음을 잡은 뒤 정식 계약에 성공했다.
박규현은 독일어가 능통해 소통에 문제가 없다. 유스 팀에서부터 알고 지낸 구단 관계자들과도 허물없이 농담을 나눌 만큼 능하다. 이미 프리시즌 1군 훈련에 합류, 페예노르트와의 친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등 새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독일에서 새 시즌 준비로 바쁜 박규현을 뉴스1이 전화 인터뷰로 만나봤다.

박규현(키스톤 마케팅 제공)© 뉴스1
박규현(키스톤 마케팅 제공)© 뉴스1

◇ "독일 애들이 머신이래요"
박규현은 브레멘 유스 팀에 입단했을 때부터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앞으로 유럽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언어 숙지가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규현은 "한국에서 배운 영어를 바탕으로 '영어로 진행되는 독일어 수업'을 들었다. 힘들긴 했지만 언어가 가능해야 그 다음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식단 관리도 철저하다. 박규현은 "클럽하우스 식사를 제외하면 집에선 쉐이크, 계란, 연어, 오트밀 위주로만 식사한다"고 밝혔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도 많지만 성공을 위해서 포기했다. 더해 하루에 2회씩 개인 운동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런 박규현을 보고 브레멘 동료들은 '머신(기계)'이라고 부른다. 박규현은 "매일 똑같은 식단으로 먹고 휴식 시간에 개인 운동하는 걸 보고 그렇게 부르더라. 또 다른 친구는 '너의 인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말을 들었을 때 남들은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꿈을 향해 잘 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며 웃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박규현은 유스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1군으로 콜업한 데 이어 곧바로 주전으로 분류될 만큼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강남스타일'을 추는 박규현(키스톤 마케팅 제공)© 뉴스1
'강남스타일'을 추는 박규현(키스톤 마케팅 제공)© 뉴스1

◇ "'판다컵 논란'은 평생 갖고 가야 할 숙제…내 멘탈은 천생 유럽파"

박규현은 철저한 자기 관리 능력 만큼이나 강한 멘탈의 소유자다. 박규현은 2019년 5월 중국에서 열린 U-19 4개국 초청대회인 판다컵에서 우승 후 트로피에 발을 올리는 행동으로 곤혹을 치렀던 바 있다.

박규현은 "지금도 사람들이 그 사건을 먼저 기억한다"며 "그 일로 정신적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축구선수로 살아가면서 평생 갖고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피하지도 담아두지도 않는 덤덤한 모습이었다. 박규현은 "더 좋은 실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규현은 머나먼 타지에서 홀로 유럽 선수들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정신력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료들 앞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와 춤을 추며 '분위기 메이커'를 맡고 있고 구단 직원들과도 3일 만에 '절친'이 되는 등 시쳇말로 '인싸(친화력 좋은 사람)'로 거듭나고 있다.

박규현은 장발에다 뒤로 묶은 자신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대해 "그동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헤어스타일이 다 너무 착한 것 같았다"며 "나는 착하거나 얌전하지 않고 좀 더 튀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강한 멘털과 개성, 그리고 자신감이 그대로 엿보이는 대답이다.

로빈 판 페르시(왼쪽)과 함께한 박규현(오른쪽))(박규현 제공)© 뉴스1
로빈 판 페르시(왼쪽)과 함께한 박규현(오른쪽))(박규현 제공)© 뉴스1

◇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꿈을 향해 가겠다"

2001년생 박규현은 20세 나이로 브레멘 1군과 계약했다. 소속 팀과 리그가 모든 걸 증명하지는 않지만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성공적 출발이다.

하지만 박규현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목표가 크기에 이제 출발이라는 마음이다.

박규현은 "계약을 맺었을 때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마냥 신나지는 않았다. 내가 그렇게 빠른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2000년생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와 제이든 산초(맨유)는 이미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가 됐다. 계약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스 팀에 있을 땐 브레멘이 1부 리그였다. 당시 유스 선수들 중 경기 관람을 원하면 VIP 티켓을 줬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보러갔다. 그때 분데스리가를 눈앞에서 보면서 꿈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꼈었다"고 회상하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규현은 "당장 목표는 새 시즌 분데스리가2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이다. 그 다음은 VIP석에서 보던 분데스리가를 직접 누비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목표를 말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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