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청년은 '공정'을, 노인은 '생존'을…여성은 '성평등' 원한다"

[대선후보에 바란다]주거·복지·노동 등 '기본권 보장' 정책
"현금성 청년공약은 '수박 겉핥기'…노인 빈곤대책 고민해야"

(서울=뉴스1) 김진 기자, 이기림 기자, 강수련 기자 | 2021-07-18 07:00 송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차기 대통령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들의 정책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뉴스1이 노년알바노동조합 준비위원회·청년유니온·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노인·청년·여성단체를 취재한 결과 성별·세대마다 대선후보에 바라는 정책은 달랐다.
그러나 근본적인 관점에서 이들은 '기본권 보장'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었다. 노인 세대는 기초연급 지급 확대를, 청년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여성들은 성평등 강화 정책을 원했다. 

◇"노인 보편복지 확대해야…기초연금 대상·금액 늘려라"

먼저 노인단체들은 오는 2025년 예상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높아지는 노인 빈곤율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불안정한 노후에 많은 노인이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보편 복지 확대를 촉구했다. 
특히 정부가 현재 만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대상을 '만 65세 이상 전체'로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감액연계기준도 폐지해 재산이나 소득과 무관하게 월 최고액인 3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게 노인단체들의 입장이다.

부모 소득이나 재산과 무관하게 정부가 일괄 지원하는 무상급식과 아동수당 같은 지원금이 노인에게도 지급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 복지제도 확대뿐 아니라 공공의료 확대와 주치의 제도도 도입해 고독사 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두드러진다.

노후 안정을 위한 노인 공공일자리 확대,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도 대선주자에 바라는 '공약'으로 언급됐다.

빠르게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정치권이 외면한다는 불신도 확인된다.

허영구 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장은 "공정이 청년의 가치라면 우리의 가치는 생존"이라며 "노인들의 빈곤율과 자살율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계속 올려야"…청년 자산형성 공약은 비판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르바이트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실태조사 결과 및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는 청년단체. 2020.6.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르바이트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실태조사 결과 및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는 청년단체. 2020.6.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청년단체들의 공통적인 요구 사항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인상됐지만 사회초년생의 생계 안정을 위해 꾸준히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은 "사회에 디디는 첫발이 최저시급이라는 불만과 불안감이 있다"며 "그렇게 측정되는 금액이 자기 자신과 미래를 지킬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취업 지원 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청년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정치권의 현금성 공약은 '수박 겉핥기'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 채 세대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정책적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표면적 문제만 해결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이 청년을 보는 시각이 협소하다. MZ세대라고 하면 보통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정규직 청년 남성을 떠올린다"며 "청년도 다양한 시민의 한 구성원이라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앞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세계여행비 1000만원(이재명 경기도지사), 군 전역지원금 3000만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회초년생 통장적립 1억원(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성평등 정책 분야 확장해야"…"여가부 권한 확대해야"

여성단체들은 그간 대선후보들의 여성공약이 범죄 예방에 중점을 둔 '여성안심'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시야 확대를 요구한다. 노동·복지·교육 등 전 분야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코로나19 시기에 많은 여성들이 고용 관련 불안을 경험하고 있고, 실업률과 자살률로 직결되고 있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노동구조의 문제도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많은 대선주자들이 '여성'을 정책 분야의 하나로 다뤄왔다"며 "이제는 성평등 정책을 여러 분야로 확장해 시민으로서 다양성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꿰뚫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헌법에 성평등이나 여남동수의 가치가 들어가느냐의 차원으로도 접근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2021.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 5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2021.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회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후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호소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후보들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논란에 대해서는 시민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판과 함께, 오히려 여가부의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 대표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폐지를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여가부로 하여금 모든 부처가 젠더 관점에서 정책을 평가·수행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권한과 위상을 줘야 한다"고 했다.


soho0902@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