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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제도 잔인한 700년 전통…또 고래 175마리 학살 '피 바다'

과거 겨울나기 식량 축적법…최근 10년간 6500마리 희생
환경단체, 경찰 조사 의뢰…주민들 "국내법 지켰다" 해명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1-06-30 14:41 송고 | 2021-06-30 14:46 최종수정
페로제도에서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이 올해도 이어져 지난 27일 바다가 붉게 물들었다. (씨 셰퍼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페로제도에서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이 올해도 이어져 지난 27일 바다가 붉게 물들었다. (씨 셰퍼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올해도 페로제도의 전통인 '고래 사냥 행사'로 고래 175마리가 대량 학살돼 바다가 피로 물들었다.

지난 27일 해양 환경 보호단체인 '씨 셰퍼드'는 페로 제도에서 벌어진 고래 대량 학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날 촬영된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했다.
북대서양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작은 섬 18개로 이뤄진 덴마크령 페로제도에서는 예로부터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해마다 고래를 대량으로 사냥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그라인다드랍'(Grindadrap)이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마을 전통 연례의식으로 무려 70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사냥한 고래는 겨울을 위한 식량으로 축적했는데, 이러한 전통은 더 이상 겨울 식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에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이 단체가 공개한 영상 속에서 사냥꾼들은 갑옷을 입고 창과 칼 등의 사냥 도구를 챙겨 보트에 몸을 실었다. 이 보트는 고래 떼를 쫓아 해안으로 유인했다. 엔진 소리를 내며 거칠게 달려드는 보트에 놀란 고래들은 어리둥절한 채 무기를 든 사람들이 기다리는 해안으로 떠밀렸다.
이윽고 해안가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은 갈고리, 창 그리고 칼 등을 이용해 고래를 찔러 죽였다. 이에 단체 측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고래 살육을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페로제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냥을 이어갔다.

© 뉴스1지난 27일 페로제도에서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이 올해도 이어져 바다가 붉게 불들었다. (씨 셰퍼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 뉴스1지난 27일 페로제도에서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이 올해도 이어져 바다가 붉게 불들었다. (씨 셰퍼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드론이 날아다니며 이 모습을 촬영하자 보트에 탄 한 남성이 엽총으로 드론을 쏘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단체 측은 "이 사람이 사냥의 선장이었다"면서 "드론에 구멍이 났지만 영상은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루 동안 잔혹하게 사냥당한 파일럿 고래(긴꼬리 들쇠고래)는 최소 175마리에 이른다. 단체는 "(올해는) 이전에 봤던 것보다 더 잔인했다"고 말하면서 현지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어 "페로제도는 2015년 당시 환경 및 동물보호 단체 소속의 운동가들이 보트를 타고 사냥을 방해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기 시작했다"며 "이에 어쩔 수 없이 해안에 사진작가를 배치하고, 드론을 이용해 현장을 기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100년 전에 끝났어야 했던 고래와 돌고래 사냥이다. 그러나 올해도 해안에서는 고래의 척수를 절단하고 칼로 목을 자르는 잔혹한 행위가 이어졌다"며 "지난 10년 동안 돌고래와 고래 6500마리 이상을 죽인 이러한 관행은 매우 야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페로제도에서 이 전통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국내법을 지키며 가능한 한 고래들을 덜 고통스럽게 죽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페로제도 인근에만 10만 마리에 달하는 고래가 서식하는데, 자신들이 잡는 것은 수백 마리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속가능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여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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