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센터장 인터뷰]윤창용 "지표기준 바뀌면 기술주 고평가 아닐수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3低 시대 끝나고 GDP·재무제표 등 지표 기준 바뀔 것"
강세장·경기사이클 내년까지 지속…반도체 하반기 회복 전망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2021-06-21 06:08 송고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신한금융투자 제공) © 뉴스1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신한금융투자 제공) © 뉴스1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 이후 글로벌 경제는 신자유주의 환경에 있었어요. 2010년대의 저물가·저성장·저금리는 신자유주의의 병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중보건 충격(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을 계기로 이러한 '3저 기조가 완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오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국내총생산(GDP) 지표나, 기업의 재무제표는 지식재산 등 부가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요. 이러한 지표의 기준도 언젠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가격)을 측정하는 지표의 기준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술성장주의 고평가 우려도 해소될 수 있는 거죠."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윤 센터장은 매크로(거시경제) 부문에 특화된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다. 서울신용평가정보·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거쳐 증권가에 발을 들였다.

◇3低시대 저무는 과도기…지표 기준 바뀌면 기술주도 고평가 아냐

윤 센터장은 '코스피의 고점은 어디냐, 성장주냐 가치주냐'는 것보다 본질적인 문제에서 향후 장세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신자유주의 환경 아래에서 지난 10년간 지속된 글로벌 저물가·저성장·저금리 시대가 끝나는 과도기 단계가 현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윤 센터장과 인터뷰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존 입장보다 1년 빠른 2023년에 기준금리를 2차례에 걸쳐 총 0.50%p 조기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윤 센터장은 "신자유주의는 금융규제 완화로 선진국들의 가계부채 급증, 여기에 물건을 대는 신흥국의 기업부채 급증을 불러왔다. 선진국들이 공장을 신흥국으로 옮겼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선진국은 무너진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구축하기 위해 제조업 생산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된 메타버스·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과 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제분업화로 재화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서 저물가 기조가 나타났는데, 선진국도 공급망 확충에 나서면서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기업의 비용이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경제정상화가 이뤄지고 나면 양극화 탈피를 위한 기업 증세도 화두가 될 것인데, 기업은 이러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이 과정을 거쳐 3저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 제조업이 다시 부상하고 서비스업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제조업과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주가 주식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윤 센터장은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고평가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최근 증시의 고평가를 판단하는 지표로 'GDP 대비 시가총액'(일명 버핏 지수)이 많이 쓰이는데, 현재의 GDP 지표는 2008년에 생긴 기준"이라며 "4차 산업혁명으로 생겨난 무형자산의 부가가치는 훨씬 커졌고, 경제활동의 부가가치인 GDP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에 이러한 것들이 보완되면 분모인 GDP는 훨씬 더 커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증시도 고평가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고평가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FAANG을 비롯한 국내외 기술성장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재무제표 역시 4차산업혁명 기업들의 부가가치를 다 담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기준이 바뀐다면 이들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며 "무조건 주식시장의 버블(bubble)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기준과 잣대가 바뀌는 과정에 살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제 최근의 기술주가 과거 '닷컴버블' 때와는 다른 것은 당시에는 무늬만 IT 기업인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4차산업혁명 아래 플랫폼 기업들이 신규 비즈니스를 통해 이익을 계속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세장·경기호황, 하반기·내년에도 지속…반도체株도 회복할 것

윤 센터장은 현재의 경기 사이클이 하반기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강세장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정부의 부양책, 민간의 투자활동 재개, 서비스업 개선 등으로 기업실적 개선이 동반돼 올해 실적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를 3000~3700으로 제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3500만가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한번 더 국내증시가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많지만, 3000선에서 바닥을 다져놓은 듯해, 3000선 시대는 꽤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며 강세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상반기 반도체 업종이 공급 차질 이슈로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슈는 완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PC수요가 약화될 수 있지만 서버 수요가 좋고, 아이폰 출시 등 모바일 수요도 좋을 것으로 예상해 반도체 전망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min78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