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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 윗집은 7억대 아랫집은 14억대…전세 '이중 가격' 고착화

서울 전역서 계약갱신 물량·신규 계약 전셋값 차이 2배 수준 속출
"계약갱신 종료 후 역대급 전셋값 폭등 우려…임대차법 후폭풍 상당 지속"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21-06-15 06:05 송고
롯데월드타워전망대서울스카이에서 본 송파지역 아파트 모습. 2021.6.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롯데월드타워전망대서울스카이에서 본 송파지역 아파트 모습. 2021.6.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지속하면서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 전셋값이 2배 안팎으로 벌어지는 '이중 가격'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기존 전세 물건과 신규 계약 물건의 전셋값 차이가 극에 달했다. 부동산업계는 계약갱신청구권 소멸 이후 역대급 전셋값 상승을 우려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서 같은 아파트 같은 주택형 전세보증금 '이중 가격'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99.6㎡는 지난 9일 보증금 7억9800만원(22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불과 3일 전 계약한 가격(14억5000만원·4층)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아파트의 동일 면적 전셋값이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이중 가격' 현상은 헬리오시티 만에 일은 아니다. 서울 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단지는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43㎡는 지난 5월25일 1층 물건이 9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4층 물건은 4억30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강북 지역 역시 같은 상황이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9㎡는 지난 4월 10억원(14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주택형 4층 전세 물량은 지난달 5억9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1달 만에 절반 수준의 전세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이중 가격은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여부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세 물건은 전월세상한제 '5% 인상룰'을 적용, 기존 보증금에서 최대 5% 이하로 인상할 수 있다. 지난 5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4층 전세 물건 역시 2년 전 전셋값(4억8500만원)에서 약 5% 올린 수준이다.

반면 신규 전세 물건은 이와 무관해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매매가격 상승이 계속하면서 전셋값 역시 고공행진 해서다.

강남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갱신으로 전세 물량 자체가 감소했고, 전셋값 상승도 여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와 그렇지 않은 전세 물건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부동산업계는 현재 계약갱신 전세 물량이 신규 계약으로 전환될 때 역대급 전셋값 폭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4년간 전셋값이 묶이면서 집주인이 신규 계약 때 보증금을 대폭 올릴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원활한 전세 물량 공급이 없다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 3법 후폭풍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3법은 전세 시대의 소멸을 불러오는 정책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주택임대사업자 폐지 등 공급에 악영향을 주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은 정부와 여당의 생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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