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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테이퍼링 초석 다지기…이머징 출구전략 고심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1-06-10 15:39 송고 | 2021-06-10 16:04 최종수정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 © 로이터=뉴스1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 © 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연준 위원들은 다음주 통화 정책회의에서 완화정책을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신호에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 역시 그동안 쏟아 부었던 부양을 걷어 들이는 각자의 출구전략을 고심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기억에 질겁한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부양이 약해진 삶으로 전환을 위한 기초 공사를 이미 시작했다. 많은 국가들은 이미 출구전략을 짜고 있다는 신호를 발산중이다.

◇"자본이탈 막을 금융 요새화"

물론 연준은 아직 공식적으로 제로(0)금리를 고수하며 일러야 내년 말에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테이퍼링이 좀 더 구체적으로 시작됐고 이는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당장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 전략에 대한 소통을 오는 8월 잭슨홀 회의 혹은 연말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선진 경제권에서는 통화부양이 후퇴하는 조치들을 이미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  

지난 4월 캐나다 중앙은행은 주요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팬데믹 시대의 부양을 중단하고 당장 내년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노르웨이는 올해 3분기 혹은 4분기 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뉴질랜드와 한국 역시 경제 환경이 개선되면 정책긴축을 논의할 것이라는 분명하게 암시했다.

심지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기로 유명한 일본까지 이번에 부양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로 엿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키우치 타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은 일본은행이 엔화 초강세라는 걱정 없이 정책을 정상화할 완벽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약한 중앙은행들은 2013년 긴축발작 당시 이머징을 강타했던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자국 금융시스템을 요새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당시 연준은 금융위기에 수 년간 이어오던 초완화 정책을 끝낼 것임을 시사했다가 금융시장의 발작적 반응을 유발한 바 있다.

미국, 한국, 일본, 중국의 지폐/로이터=뉴스1
미국, 한국, 일본, 중국의 지폐/로이터=뉴스1

◇亞, 두둑한 외환보유고에도 위험 상존

개발 도상국들은 연준 긴축으로 또 다시 최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13년 긴축발작처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전세계 자금이 달러자산으로 몰리며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진 역사가 있다.

1998년 외환 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통화 급락을 막기 위해 달러 중심으로 외환보유고를 두둑히 해뒀다.

지난주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6000억달러가 넘는다며 "글로벌 파고"를 견디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현재의 팬데믹 충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치요시증권의 아타고 노부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위기는 금융이나 경제 위기와는 전혀 다르다"며 "현재의 불균형한 글로벌 경제는 이머징에 다양한 종류의 위험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연준을 불안하게 보는 아시아 국가 중 한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는 데에 해외 유입자본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미국의 정책 전환이 자국의 국채수익률(금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연준이 통화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 워싱턴 건물©로이터=News1
연준 워싱턴 건물©로이터=News1

◇더 취약한 이머징은 벌써 긴축 시작

브라질, 가나, 아르메니아와 같은 더 취약한 이머징의 중앙은행들은 오르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이미 긴축사이클을 시작했다.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인플레이션이 이미 목표를 한참 상회했기 때문.

터키는 지난해 공격적으로 긴축을 단행했고 중앙은행 총재는 이 조치로 연준 정책 전환의 여파를 막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하지만 막대한 해외부채가 있는 터키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발언에도 취약성을 드러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크게 오르자 터키 통화 리라는 사상 최저로 급락했고 결국 계획했던 금리 인하를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 대만,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국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조기 인상하지는 않고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한다. 물론 이 국가들 역시 위험도 있다고 인정한다. 남아공 중앙은행의 부총재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다소 인내할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더 이상 인내하지 않는 상단을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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