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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파퀴아오 흔들린 우정…'중국 때문이야'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1-06-09 23:10 송고 | 2021-06-09 23:32 최종수정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 2017.12.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 2017.12.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 간의 관계가 파국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로복싱 8개 세계챔피언 벨트를 거머주며 필리핀 국민적 영웅이 된 파퀴아오(42) 의원은 두테르테(76)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이자 정치적 동지로 알려져 왔다. 인권을 무시한 마약·범죄와의 전쟁 등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비난에 접해도 '상남자'간의 의리로 그를 옹호하며 지지를 보내왔다. 파퀴아오 의원은 여당 민주필리핀당 대표도 맡고 있다.
그러나 최근 둘 사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포문은 파퀴아오 의원이 먼저 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국에 대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파퀴아오 의원은 평소 중국에 저자세인 듯한 두테르테의 정책을 비판하며 주권국가로서의 입장을 보다 강화해야한다는 소신을 펼쳤다. 두 사람 간의 관계에 비춰 주변을 놀라게 하는 발언이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파퀴아오 의원을 몰아내기 위한 강력한 펀치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리고 8일 밤 두테르테 대통령의 한 방이 나왔다. 현지 SMNI 뉴스채널 인터뷰에 나선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친중 자세에 대해 선방을 날린 파퀴아오 의원에 대해 "대외정책에 대해 지식이 결여돼 있다. 좀 더 공부하라"고 타이르듯 말했다.

주변에서는 중국 문제를 둘러싸고 둘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반응이 나온다.

둘 간의 결별은 이미 예고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표면적으로 친중 문제가 공격의 포인트이지만 내년 대선을 둘러싼 둘 간의 힘겨루기가 바탕에 깔려있다는 시각이다.

6년 단임제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년 5월 치러지는 선거에 부통령으로 출마해 집권 연장을 꾀하고 있다. 그의 측근인 장녀 사라나 심복 크리스토퍼 '봉' 고 상원의원을 대통령으로 내세워 실권은 자신이 계속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파퀴아오 의원도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대권 의도를 숨기지 않아왔다. 파퀴아오 의원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집권 연장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파퀴아오 의원 내치기에 나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의 첫 신호탄이 파퀴아오 의원을 여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한다는 시나리오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준비하는 강력한 펀치인 셈이다. 집권 민주필리핀당은 대표 파퀴아오의 승인 없이도 이미 대의원회를 지난 2일 소집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6/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6/뉴스1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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