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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이어 보험까지 진출"…'메기→고래' 카카오금융지주 탄생

금융위, 카카오손보 설립 예비허가 결정…본허가 직후 자동차보험시장 공략할 듯
보험 이후 자산운용사 설립 가능성에도 '무게'…긴장한 기존 금융지주 반격 채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6-10 07:11 송고 | 2021-06-10 09:44 최종수정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 뉴스1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 뉴스1

카카오가 은행과 증권, 간편결제(카드사와 비교)에 이어 보험업계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지주' 체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당초 카카오의 금융권 진출은 고여있는 기존 금융권에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메기'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의도에 의해 이뤄진 것이었다. 진출 의도는 메기였지만 카카오는 비대면 흐름을 타고 어느새 '고래'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성장세를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손해보험 설립까지 본허가만 남아…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10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11차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의 손해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하기 위해 예비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자본금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손해보험은 자본금 1000억원의 디지털 보험사로 운영하게 된다.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나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모집해야 하는 제약이 걸려있지만, 카카오의 설립 의도 역시 비대면 보험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본허가가 남아있지만, 통상 예비허가를 통과한 경우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한 무난하게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 업계에선 카카오의 손해보험업계 진출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가 기존 '어렵고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보험업계에 귀엽고 익숙한 캐릭터를 내세워 간편함을 무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보험사들의 긴장의 수위도 높아졌다. 특히 카카오가 집중할 분야가 자동차보험으로 알려져 해당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보험사들의 경우 우려가 더 크다.

카카오의 보험산업 진출은 숙원사업이었다. 지난 2019년 '인바이유'를 인수해 법인보험대리점(GA)업에 진출했고, 같은해에는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29일 금융위원회에 가칭 카카오손해보험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한 이후 보완 요구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약 6개월 만에 허가를 받게 됐다. 카카오손해보험의 지분 60%(카카오 40%)를 보유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손해보험을 분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증권·페이 이어 보험까지…금융지주 완전체까지 '한 걸음'

카카오페이가 보험사를 설립하게 되면 기존 대형 금융지주사 못지않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카카오금융지주'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기존 금융지주 대비 손색이 있는 부분을 굳이 꼽자면 자산운용을 모두 외부에 맡기고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카카오의 금융지주화까지는 길이 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카카오 계열사의 한 임원은 "당장은 보험사 설립이 최우선 과제라 다른 곳으로 눈 돌릴 여력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카카오가 하려는 금융은 연계가 중요한데, 종합적인 금융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자산운용사 설립도 검토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기존 금융지주에 비해 현저하게 작은 금융 계열사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기업공개(IPO)를 하고 있어서 보다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 부문도 다양해졌지만, '돈이 되는' 기업대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렵다.

기업대출은 영업인력이 오프라인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상황에 맞춰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비대면 기반인 카카오뱅크로선 이 부분에서 기존 방식대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기존 은행들이 카카오뱅크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역량과 저력, 자본력을 갖춘 기존 금융지주들이 공동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에도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카드사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카카오페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사의 결제 플랫폼에 경쟁사의 카드도 탑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도입을 예고한 상태다.

주요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연 현재도 카카오를 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영업 방식은 다르지만 고객은 같으니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빅테크와 경쟁할 만한 플랫폼이 없다는 게 가장 위험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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