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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데려오면 1000만원"…IT업계, 직원들도 '인재 영입전' 나섰다

네이버·카카오, 인재 추천하면 인센티브 제공…게임·배달·유통사도 시행
'연봉인상→복지 개선→스톡옵션 제공' 개발자 모시기 경쟁 '가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5-18 07:00 송고
판교 테크노밸리.© 뉴스1
판교 테크노밸리.© 뉴스1

IT 기업들이 개발자를 추천한 직원에게 최대 1000만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등 내부 인맥까지 동원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기존 IT기업들부터 게임·유통·제조·금융사, 스타트업들까지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영입경쟁이 전례없이 치열해진 탓이다.
◇"개발자 추천하세요"…입사하면 추천인에 1000만원 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일부 계열사에선 개발자를 추천해서 면접과 테스트를 통과한 뒤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추천인에게 1000만원을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네이버도 지난해 7월부터 임직원 인재영입 추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인력을 추천하고 입사할 경우 추천인에게 200만원을 준다.
넥슨 역시 임직원이 인력을 추천하고 입사하면 인센티브 200만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역시 추천을 통해 입사한 직원이 약 3개월 이상 재직할 경우 소정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의 경우 지난해 한시적으로 개발자 추천 제도를 운영하면서 추천한 임직원이 입사까지 하게될 경우 추천인에게 300만~6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IT업계를 시작으로 유통업계로까지 번졌다. 11번가의 경우 개발인력을 비롯해 채용하고 있는 분야의 인력을 추천하고, 입사로까지 이어질 경우 직급이나 경력 등에 따라 300만~1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연봉인상→복지 개선→스톡옵션 제공'…개발자 모시기 경쟁 '점입가경'

지난해 게임업체인 넥슨이 촉발한 IT·게임업계 연봉인상 경쟁이 복지 전쟁에서 스톡옵션 지급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발인력 유출을 최소화하고 실력있는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초 넥슨이 신입 개발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올리면서 기존 개발인력의 연봉을 800만원씩 올리면서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앞다투며 연봉인상 경쟁이 벌어졌다. 넥슨 이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중소형 IT 및 게임사들까지 잇따라 임직원들의 연봉을 대거 올리면서 연봉 인상의 매력도 작아졌다.

이에 각 IT·게임사들은 '복지'를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넥슨은 지난 16일 기존 1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늘리고, 산전·산후 휴가 사용 시 100% 급여를 보존해주는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90일까지 조정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직원들의 대학 학자금 대출 상환액을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로 확대했다.

'검은사막'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펄어비스의 경우 지나해부터 가사청소 지원과 반려동물 보험료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의 자녀 1명당 매달 50만원씩 인원 제한 없이 제공하는 복지도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지난달 16일부터 '놀금' 제도를 격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백신 휴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복지경쟁까지 치열해지자 IT기업들과 게임사들은 '함께 성장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회사의 성장에 따라 막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주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이달 4일 본사 직원 2506명에게 총 47만29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으며, 지난달 네이버도 '스톡그랜트' 제도를 도입해 3년간 각 직원에게 1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7일에는 펄어비스도 직급 등에 따라 스톡옵션을 제공하기로 사내 공지했다.

개발인력을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각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어느정도 선까지 처우를 개선해야할지 기준점을 설정하기 어렵고, 이직을 최소화할 수 있을만한 실질적이면서 파격적인 복지 등 혜택을 개발해야하기 때문이다. IT기업의 핵심인 개발인력의 경우 프로젝트를 마치면 이를 자신의 경력으로 삼아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해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이에 일부 IT기업들은 스웨덴이나 독일 등 해외 복지 사례를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를 채용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IT기업 관계자는 "어느새 IT회사는 선제적이고 선진적인 복지와 혜택을 제공한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비용은 한정돼 있는데, 차별화된 복지를 제공해야해서 고민이 많다. 경영진들 역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더 실질적인 복지를 찾아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더이상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경쟁사 대비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며 "'이런 복지제도가 있다고?' 같은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제도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럽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문화나 환경이 다르고 선호하는 요소 역시 달라서 참고만할 뿐 따라하기 어려운 복지가 많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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