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광주는 증오심 가득한 도시" 망언 쏟아낸 전두환 변호인

전씨 측 항소심 불출석에 1심 재판부 비난까지
여야 국회의원 한목소리로 "全, 광주에 사죄하라"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2021-05-10 16:04 송고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전두환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전두환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는 증오심과 적개심이 가득한 도시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전두환씨(90)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씨 측 변호인이 광주에서 망언을 쏟아내 또 다시 광주에 상처를 줬다.
정주교 변호사는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전 "1심 판결이 지방 민심의 영향을 받았고 재판 과정이 절차적 공정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두환씨가 항소심 첫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전씨 측에 '진상규명과 사죄'를 촉구했지만 법원 앞에 선 전씨의 변호인은 오히려 재판부와 광주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 측은 "항소를 제기한 지 시간이 오래됐으나 재판부가 의도적으로 5·18 이전에 항소심 재판 날짜를 잡았다. 재판을 광주에서 진행하면서 민심에 영향을 받은 판결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심 판결을 받고 굉장히 실망했다. 판결문은 판사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적는 것이지만 전혀 논리가 없었다. 그야말로 판결문의 일관된 논리는 그저 '판사 마음대로'라는 결정밖에 발견하지 못했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주교 변호사는 "광주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굉장히 증오심과 적개심이 가득한 도시"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1심 판결이 지방 민심에 영향을 받아 절차적 공정에 따른 판결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받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재판부 이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회피하고 다시 광주고등법원에서 판단하도록 이송시켜버렸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심판의 오판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그 판단을 받아들였다"면서 1심 판결을 '오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날 전두환씨의 항소심 불출석을 두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해서 당시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광주시민과 역사에 사죄함으로써 국민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나마 이바지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18민주화운동 발포책임자였음을 끝까지 밝혀 법과 역사 앞에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재근)는 이날 전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전씨가 불출석하면서 재판을 5분여 만에 마무리하고 24일 오후 2시로 재판을 연기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지난해 11월30일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 측은 이후 항소심 재판을 서울에서 받게 해달라며 관할이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beyondb@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