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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분들 제보가 절실합니다" 실종 의대생 아버지의 호소

쾌활했던 아들 실종 소식에 아버지 매일 전단지 돌려
CCTV 없어 행방 오리무중…목격자 제보 유일한 희망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021-04-29 19:04 송고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손정민씨(22)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강수련 기자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손정민씨(22)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강수련 기자

25일 새벽 한강변에서 잠이 들었다 실종된 손정민씨(22)를 찾는 아버지 손현씨(50)는 이날 역시 한강공원에 있었다. 아들의 행방을 알 수 있을만한 단서를 조금이라도 찾기 위해서다.

29일 오후 <뉴스1>이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난 손현씨는 직장 동료들과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반포한강공원 곳곳에는 정민씨를 애타게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손씨는 "정민이와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다.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했던 분들의 제보가 정말 중요하고 우리에겐 유일한 희망이다"며 호소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의 편의점을 찾은 정민씨 모습이 담긴 CCTV© 뉴스1(편의점 제공)
서울 반포한강공원의 편의점을 찾은 정민씨 모습이 담긴 CCTV© 뉴스1(편의점 제공)

◇2시간30분간의 공백… CCTV 없어 행방 찾을 수 없어

정민씨는 지난 24일 밤 11시30분쯤 친구를 만나러 나간 뒤 실종됐다. 집 근처 반포한강공원에서 편의점에서 사온 술과 배달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술에 취해 잠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는 오전 4시30분쯤 집에 돌아갔지만 정민씨의 행방은 묘연하다.
새벽 1시30분쯤 어머니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친구와 찾은 편의점 폐쇄회로(CC)TV, 그리고 새벽 2시쯤 핸드폰에 찍힌 친구와 술을 먹고 춤을 추는 동영상을 끝으로 정민씨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단서는 없다. 새벽 2시부터 4시30분까지 공백이 있는 상황이다.  

경찰도 지난 25일 정민씨 어머니의 신고를 접수한 이후 드론, 헬기, 수색견 등을 통해 일대를 샅샅이 찾았지만 아직까지는 진척이 없다.

경찰이 정민씨의 행방을 특정하지 못하는 건 한강을 비추는 CCTV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포한강공원에 설치된 22개의 CCTV는 나들목 내부통로나 무지개분수 상류와 하류 등을 비출 뿐 한강공원 내부를 찍지는 않는다. 주차장에도 CCTV는 없다.

손씨는 "인근 CCTV로는 아들이 어디로 갔는지 단 하나의 흔적도 찾지 못했다"며 "나들목 근처의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경찰이 아니면 부모여도 이를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한다. 생판 모르는 남보다 가족이 더 잘 아들을 알아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들의 제보도 받고 있고 차량 블랙박스와 더 먼 곳의 CCTV까지 확인하는 등 수색 범위를 넓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손정민씨(22) © 뉴스1(정민씨 어머니 제공)
25일 새벽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손정민씨(22) © 뉴스1(정민씨 어머니 제공)

◇평소 쾌할했던 아들…실종 소식에 억장 무너져


손씨는 평소 쾌활한 성격에 즐겁게 생활하던 아들이 하루밤새 실종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음식점 영업이 밤 10시 이후 제한되면서 친구들과 반포한강공원을 자주 찾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렇게 연락이 끊긴 적이 없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손씨는 "실종되기 전날 밤에도 아주 즐겁게 대화를 나눴고 집을 나서는 엘리베이터의 CCTV를 봐도 정말 신난 표정이었다"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의대에 들어갔고 이제는 편한 길만 걸으면 되고 우리도 즐기기만 하면 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건지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아들 "주변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요"… 목격자 제보 필요해


정민씨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카톡 메시지에는 "생각보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요. 지금부터 술 더 이상 안 먹을 거예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새벽 2시 이후에도 정민씨와 친구를 목격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종 당시 한강공원에 배달을 온 배달기사들의 제보도 한 줄기 희망이지만, 배달 기사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은 없다.

손씨는 "배달대행 회사에서 기사들에게 전송하는 문자에 '이 사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제보를 바란다'는 한줄만 더해주길 바라지만 회사가 거절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손씨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아들을 찾습니다'는 공지글을 올리며 실종 당시 상황과 수색 상황을 전했고, 여러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아들을 찾는 전단을 게시했다.

그의 글에는 정민씨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2500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그중에는 수색 장소 관련 제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을 활용해 아들을 찾는 방법을 공유한 시민들도 있었다.

손씨는 많은 걱정과 응원의 댓글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납치를 당한 건 아닐까, 뺑소니를 당한 건 아닐까, 수풀에 쓰러져 있는 건 아닐까, 응급실에 신원불상자로 있는 건 아닐까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며 매일 경찰과 병원에 확인한다"며 "결정적인 제보를 통해서 아들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민씨가 실종 전 친구와 시간을 보냈던 현장 © 뉴스1(정민씨 어머니 제공)
정민씨가 실종 전 친구와 시간을 보냈던 현장 © 뉴스1(정민씨 어머니 제공)

정민씨의 어머니는 "지난 25일 오전 3시쯤 현장에 계셨던 '5~6명 정도의 남녀일행' 등 목격자를 찾는다"고 전했다.

※당시 사진 속 현장에서 손정민씨를 목격하신 분은 서초경찰서 실종팀(010-4018-0340, 010-5018-0340, 112)에 연락바랍니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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