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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찰 맞아요?"…사이렌 달린 G70 암행순찰차 출두요!

암행순찰차 제도 모르는 경우 다반사…경찰 의심도
한달 시범운영 종료…4월1일부터 범칙금·벌점 부과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2021-04-01 17:33 송고 | 2021-04-01 17:54 최종수정
1일 오전 전북 전주시 도도동 한 도로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이 화물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해 단속하고 있다.2021.4.1/© 뉴스1
1일 오전 전북 전주시 도도동 한 도로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이 화물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해 단속하고 있다.2021.4.1/© 뉴스1

"앞에 트럭, 차량번호 XXXX, 우측 갓길에 정차하세요."

1일 오후 전북 김제시 백구면 26번 국도. 1톤 트럭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그냥 통과했다. 신호위반이었다.
그 때 뒤에서 조용히 주행하던 쥐색 제네시스 G70 차량이 갑자기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렸다. 이 차량은 트럭을 향해 "정차하라"는 방송을 했다.

트럭이 멈춰서자 별안간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차량에서 내렸다. 트럭 운전자 A씨(57)는 "순찰차일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부끄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A씨에게는 곧바로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됐다.

전북경찰청이 새로 도입한 '암행순찰차'가 일반도로 단속에 나섰다.
암행순찰차는 평소에는 일반승용차와 잘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이 나타나면 경찰차로 변신하는 단속 차량이다. 앞뒤로 스피커와 경광등, '암행 경찰' 문구가 나타나는 LED창 등이 달려있지만 단속 시에만 켜진다.

이날 단속에 나선 암행순찰차는 3.3 터보 엔진과 고사양 타이어를 장착해 제로백 4.6초를 자랑하는만큼 과속차량이나 단속을 피해 도망가는 차량을 따라잡기에도 손색이 없다.

 전북경찰청이 새로 도입한 '암행순찰차'인 제네시스 G70  앞 모습. 1일 오후 전북 김제시 백구면 26번 국도 위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 박명식 경위가 신호위반 차량을 적발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파트너 경찰관인 전경노 경장이 능숙하게 다른 차량들을 안전하게 지도하고 있다. 2021.4.1/© 뉴스1 이지선기자
 전북경찰청이 새로 도입한 '암행순찰차'인 제네시스 G70  앞 모습. 1일 오후 전북 김제시 백구면 26번 국도 위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 박명식 경위가 신호위반 차량을 적발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파트너 경찰관인 전경노 경장이 능숙하게 다른 차량들을 안전하게 지도하고 있다. 2021.4.1/© 뉴스1 이지선기자

전북경찰청은 안전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3월부터 일반도로에서도 암행순찰차 시범 운영했다.

계도 기간이 끝난 이날부터 실제 현장에서 벌점과 교통범칙금이 부과된다. 난폭운전이나,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인도 위 주행 등 고위험 행위가 주요 단속 대상이다.

단순히 난폭운전만 잡는 게 아니다. 도로 위 모든 불법 행위를 감시하고 이륜차부터 승용차, 트럭, 버스 등 차종도 가리지 않고 단속한다.

한 달 계도기간 동안의 적발 건수는 모두 219건. 승용차가 135대로 가장 많았고 이륜차 54대, 화물차 30대 순이었다.

블랙박스와 휴대용 캠코더 등 실시간으로 찍히는 영상 등 위반 증거물이 정확해 적발된 운전자들도 잘못을 빠르게 인정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1일 전북 전주시 도심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이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요 도로와 전주 외곽도로, 교통법규 위반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 순찰을 돈다.2021.4.1/© 뉴스1 이지선기자
1일 전북 전주시 도심에서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이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요 도로와 전주 외곽도로, 교통법규 위반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 순찰을 돈다.2021.4.1/© 뉴스1 이지선기자

실제 이날 하루 펼쳐진 단속 적발 상황마다 운전자들은 대부분 순순히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다만 많은 운전자들이 "암행순찰차라는 것은 처음 본다"며 당황해했다. 일부는 "들어는 봤는데 직접 겪어보니 정말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 소속 박명식 경위는 "일반 승용차가 단속을 하니 운전자들이 믿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그래서 늘 제복을 잘 갖춰 입고 신분증도 미리 준비해 정확히 제시한다"고 전했다.

같은 팀 전경노 경장은 "일부 배달 오토바이들은 정차 지시를 받고도 놀리듯 도망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며 "이렇게 번호판을 촬영하기 위해 캠코더를 계속 들고 이곳 저곳을 주시한다"고 손에 든 휴대용 비디오 카메라를 들어보였다.

이날 도로 위 암행어사인 두 경찰관이 단속한 건수는 모두 10여건에 달했다. "시골이라 괜찮을 줄 알아서", "잠깐이니 괜찮을 것 같아서", "빨리 가야할 곳이 있어서" 등 각양각색의 사연이 있었지만 모두 명백한 교통법규 위반이었다.

박명식 경위는 "과거와 달리 교통경찰에게도 이제 실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암행순찰차 제도로 인해 어디에든 순찰차가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든 교통법규 위반행위는 단속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국민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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