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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시장공략, 특허 유산균 덕분이죠"…간판 바꾼 hy, 뇌 보호까지 도전

[인터뷰]이정열 hy(구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액상 이어 분말 형태 유산균 개발, 제약사 등에 이미 3톤 공급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1-04-07 06:45 송고 | 2021-04-07 07:20 최종수정


이정열 hy(한국 야쿠르트 새이름) 중앙연구소장이 지난 3월30일 뉴스1과 단독인터뷰를 하면서 유산균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이정열 hy(한국 야쿠르트 새이름) 중앙연구소장이 지난 3월30일 뉴스1과 단독인터뷰를 하면서 유산균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그동안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유산균을 만났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곳에서 우리 국민에게 적합한 hy(구 한국 야쿠르트) 유산균 만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이정열 hy(한국 야쿠르트 새이름) 중앙연구소장(이사)의 말이다. 야쿠르트와 윌, 쿠퍼스 등에만 익숙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최근 hy의 변신을 알고 있다면 이면에 감춰진 의미가 보인다. hy는 유산균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제약사 등에 유산균 제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곳'은 바로 B2B 사업을 의미하는 셈이다.    

지난 5일 경기 용인 기흥구 소재 연구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hy가)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더라도 뿌리, 즉 기반엔 여전히 유산균 사업이 있을 것"이라며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유산균을 B2B로 공급하며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hy는 지난해 종근당건강, 뉴트리와 공급계약을 맺고 판매 3000㎏ 가량의 분말 원재료를 판매했다. 야쿠르트로 치면 4억9000만개 이상에 들어갈 유산균을 공급한 셈이다.
그는 지난 1976년 문을 연 hy중앙연구소에서 1995년부터 근무, 26년여 동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Will), 저지방 필수아미노산 함유 저지방 고단백 우유 '내추럴플랜' 개발에 참여했다. 

이 소장은 다이어트 기능성 유산균 특허균종 '킬팻'(KillFat·HY7601과 KY1032 복합물)과 피부건강에 효능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HY7714'의 아버지다. 유산균으로 피부 건강과 비만을 잡는다는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유산균이다. 이 특허 균종은 유산균 새 시장을 열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신종 유산균 2종은 '신체 기관이 저마다 연결돼 있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 소장은 "장이 안 좋으면 피부도 안 좋고, 몸도 안 좋다고 한다. 간, 폐, 위는 물론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유산균은) 유익균을 증식시켜 면역력 강화, 변비 및 소화기능 개선 등 효과를 낸다. hy가 보유 중인 4500여개 토종 유산균을 바탕으로 새로운 유산균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y의 B2B 진출도 킬팻 개발 덕분에 가능했다. hy는 다양한 유산균 업체와 경쟁하면서 '액체 유산균만 판매해선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이 소장은 "간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현대인들이 요구하는 피부미용·다이어트에 집중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hy(한국 야쿠르트 새이름) 중앙연구소가 경기 용인 기흥구 소재 연구소에 보관 중인 토종 유산균 4500여종의 모습. 유산균들은 연구 및 개발을 제외하면 영하 70도 가량의 냉동고 안에 보관돼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hy(한국 야쿠르트 새이름) 중앙연구소가 경기 용인 기흥구 소재 연구소에 보관 중인 토종 유산균 4500여종의 모습. 유산균들은 연구 및 개발을 제외하면 영하 70도 가량의 냉동고 안에 보관돼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물론 출발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이 소장은 6개월여 시험·개발에 몰두했다. 개발 과정은 총 3단계, 유산균을 얼마나 배양할 것인지, 얼마나 수분을 함유해 동결건조할지, 마지막으로 제품화한 뒤 소비자가 섭취할 때 유산균이 얼마큼 활성화될지 등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 소장은 "단위 면적당 유산균이 과다할 경우 스트레스로 죽어버릴 수 있다"며 "적정한 양을 배양한 뒤 '미라 형태'로 동결건조로 보호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개발 당시를 회상했다.

개발과 함께 공장도 개조됐다. 설비증설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이 소장은 "액상 발효유에 적합했던 공장을 반년정도 개선을 통해 설비 등을 완비했다. 최초 대형 동결건조기 1대에서 시작했던 프로세스가 4대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의 유산균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가운데서도 전년 대비 6.6% 성장했다. 이중 '유산균 시장'으로 불리는 프로바이오틱스 판매액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8856억원을 기록했다. 여러 건기식 중에서도 유산균이 특히 인기를 끈 셈이다. 

hy 중앙연구소는 올해 치매나 기억력 감퇴와 관련한 유산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음식물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이 신체 각부에 흡수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유산균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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